[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KBO 퓨처스리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롯데를 떠나 FA 보상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는 '미래의 마무리투수'로 쑥쑥 자라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전천후 투수 한현희(31)와 손을 잡았다. 롯데가 한현희와 3+1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선은 키움에게로 쏠렸다. 바로 FA 한현희의 보상선수로 누구를 지명할지 관심이 집중됐던 것. 키움은 보상선수로 이미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기로 결정된 우완 사이드암 유망주 이강준(23)을 선택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군 입대로 인해 당장 활용할 수 없는 선수임에도 미래를 기약한 것이다.
사실 LG도 FA 보상선수로 염두에 뒀던 선수 중 1명이 바로 이강준이었다. 롯데는 FA 시장에서 한현희를 데려오기 전에 FA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을 맺었던 상황. LG는 결국 즉시전력감이 낫다고 판단하고 좌완투수 김유영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벌써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이강준은 얼마나 발전한 모습을 보였을까. 올해 시즌 초반에는 상무에서 필승조의 일원으로 활약한 이강준은 5월 중순부터 마무리투수 역할도 맡았고 흔들림 없는 투구를 이어갔다. 퓨처스리그에서 44경기에 등판, 47⅓이닝을 던진 이강준은 3승 1패 1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0.76으로 맹활약했다. 피홈런은 1개도 없었고 볼넷도 13개를 내주는데 그쳤다. 몸에 맞는 볼은 1개가 전부였다.
무엇보다 이강준은 지난 5월 28일 롯데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0.96으로 떨어 뜨린 뒤 시즌 최종전까지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놀라운 투구를 보여줬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따낸 선수는 총 5명(이강준, 윤대경, 박성빈, 허준혁, 전루건)이 있었다. 이들 가운데 0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한 선수는 이강준이 유일했다. 그의 시즌 마지막 등판은 5일 고양 히어로즈전이었고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으면서 2피안타 무실점을 남기며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팬들에게 인상 깊은 장면을 남긴 그였다. 이강준은 지난 7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막는 와중에 최고 구속 158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선보여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이강준은 "상무 입대 전에 목표가 제구를 잡는 것이었다. 일관성 있게 공을 던지려 했는데 아직까지는 계획했던 대로 잘 풀렸다. 만족스럽다"라면서 자신의 계획대로 성장하고 있음을 말하기도 했다.
또한 상무 소속 선수로는 유일하게 프리미어12 예비 명단에 승선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직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눈여겨볼 자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강준은 오는 11월에 제대할 예정이다.
물론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다. 2020년 KT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강준은 그해 4경기에 나와 5⅔이닝을 던져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이강준은 15경기 8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0.80을 남기고 2021시즌을 마쳤고 2022년에는 13경기 9⅔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24를 남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미 한 차례 트레이드를 겪었고 군 입대가 확정된 상황에서도 FA 보상선수로 팀을 이적하기도 했다. 어느 팀이든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라는 뜻이 아닐까. 상무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모습을 보인 이강준이 내년 시즌에는 1군 무대에서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