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던 교체 카드였다. 결국 역전패당하며 시즌을 끝냈다.
SSG 랜더스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5위 결정전에서 3-4로 패배했다.
SSG는 1회말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홈런을 허용해 KT에 끌려갔다.
SSG는 3회초 정준재의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5회초 최정의 1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8회초에는 최정이 구원 등판한 고영표를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려 3-1로 앞서갔다.
하지만 8회말 KT에 역전을 허용했다. 7회부터 마운드를 지켰던 노경은이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SSG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당초 경기 전 SSG 이숭용 감독은 "앞서가는 상황이면 (노)경은이가 2이닝까지 보고 있다. 경은이 카드를 언제 쓸지 고민해야 한다"며 "(김)광현이와 (드류) 앤더슨을 중간에 투입할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과 달리 김광현이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KT 역시 대타 작전을 썼다. 오재일이 나왔다. 교체 작전은 KT의 승리였다. 오재일이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로하스가 타석에 나왔다. 로하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려 감각을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로하스가 김광현의 초구와 2구를 모두 지켜봤다. 두 공 모두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났다. 이어 김광현이 3구로 136km/h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살짝 복판에 몰린 공이었다. 로하스가 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역전 스리런. 믿었던 김광현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추신수 대타 카드 역시 아쉬운 선택이었다. 추신수는 전날(9월 30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최근 어깨가 좋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00%의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었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고민 중이다. 배팅 치는 것을 봤더니 많이 좋아졌다. (추)신수와 그 얘기를 했는데, '속지 말라'고 하더라. 신수도 써야 할 타이밍이 있을 것 같다"며 "그전에는 스윙도 못 했는데, 어제 이후 달라졌다. 그 전부터 준비는 했다. 어제도 그 한 타석 나온다고 계속 연습했다. 보강했다. 오늘도 고민 중이다"고 했다.
그리고 9회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다. 좌타자로는 신범수 카드가 있었으며 박영현을 상대로 홈런 기록이 있던 고명준,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하재훈, 그리고 박지환 카드도 있었지만, 추신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추신수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대타 작전이 실패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달 24일 인천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투수 교체에 대해 "투수 교체는 정답이 없는 것이다"고 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김광현 카드를 꺼낸 것은 패착이 됐고 SSG는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며 5위 결정전까지 끌고 왔지만, 허무하게 시즌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