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천재 소년' 내야수 김도영이 토종 최초 시즌 40홈런-40도루 도전에 끝내 실패했다. 하지만, 김도영의 도전 자체는 위대했다. 40홈런을 제외하고는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한 시즌이었다. 김도영은 자신의 약점인 수비에 대한 위트 있는 답변까지 남기며 2025시즌 더 강해질 김도영을 예고했다.
김도영은 지난 9월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득점으로 팀의 10-5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멀티 홈런을 기록해야 시즌 4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었던 김도영은 1회 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 손주환과 맞붙어 우익수 파울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김도영은 2-2로 맞선 2회 말 2사 1, 2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김민규를 상대로 1타점 역전 중전 적시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모두가 애타게 기다린 김도영의 홈런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김도영은 4회 말 2사 1, 2루 기회에서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6회 말 타석에선 볼넷을 얻은 김도영은 7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에 머물러 시즌 40홈런-40도루 도전을 마무리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최종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40도루, 143득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경기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40-40 도전은) 허무하면서도 재밌었다. 지난 사직 원정 경기가 끝났을 때부터 어떻게 보면 야구하면서 이런 날이 올까 싶어서 남은 순간을 즐겼다"라며 "크게 후회는 없다. 실투가 많이 왔지만, 느낀 게 더 컸다. 다음에 이런 순간이 또 온다면 어떻게 할지 제대로 배웠다. 좌측으로 크게 치고 싶은 마음에 안 좋은 손버릇이 계속 나왔다. 홈런을 의식하면 더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또 느꼈다"라고 40-40 도전 마무리 소감을 전했다.
김도영은 팀 정규시즌 우승 확정 뒤 기록 달성을 위해 리드오프 자리에 계속 들어섰다. 이와 관련해 김도영은 "확실히 타순이 빨리 돌아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명타자로 자주 나갔는데 마냥 쉬운 자리가 아니라고 느꼈다. 실투에 반응이 늦었던 점도 있었고, 몸이 활성화 안 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수비를 하다가 나가는 것과 비교해 몸의 반응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달성한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기록에 대한 의미도 설명했다. 김도영은 "홈런을 치면서도 타점 능력이 있고, 달리기가 빨라서 득점까지 올릴 수 있다는 지표 아닌가. 타격 쪽에선 모든 면에서 다 될 수 있는 선수란 뜻이라 의미가 있었다. 기회가 온다면 도루를 더 추가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잃는 것도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팀이 필요할 때 도루가 더 중요하다. 물론 내가 달성 못한 40홈런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도영은 올 시즌 자신을 향한 평가 점수로 90점을 택했다. 10점이 빠진 이유는 수비 실수와 30실책 때문이었다. 또 김도영은 메이저리그 최초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향해선 '만찢남'이라고 표현했다.
김도영은 "오타니 선수는 나와 비교할 수 없는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만찢남 아닌가?) 만찢남은 수비도 잘한다(웃음)"라며 "올 시즌 내 점수를 90점으로 주고 싶다. 나머지 10점은 수비 때문이다. 그래도 수비를 하면서 배운 건 많았기에 아예 실패한 시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실책 30개라 깔끔하지 않나(웃음). 오늘 실책 31개를 하지 말자고 꼭 다짐했었다. 수비 외에는 후반기 막판 꾸역꾸역 친 느낌이라 체력이 떨어졌을 때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할지 배울 수 있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첫 풀타임 시즌을 잘 마무리한 김도영의 눈은 이제 한국시리즈를 향한다. KIA 선수단은 10월 1~3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모여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돌입한다.
김도영은 "3월 개막 초반 부진에도 끝까지 나를 믿어주신 이범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또 부상 없이 첫 풀타임 시즌을 마무리한 것에 대해서 잘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풀타임 시즌 다음 해가 중요하니까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다"라며 "이제 쉬는 동안 한국시리즈 무대를 계속 상상하면서 분위기를 떠올리려고 한다. 방망이가 안 풀리면 번트도 대고 나가서 뛰어야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못 친 홈런 2개를 때린다면 좋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광주, 김근한 기자/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