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데뷔 3년차 신예 선수의 맹활약은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74년 전 일본프로야구(NPB) 기록을 소환하면서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도영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1번-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KIA는 장단 15안타를 폭발한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NC를 10-5로 제압했다.
김도영의 위대한 여정이 막을 내렸다. 지난달 17일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우승을 확정한 KIA는 남은 경기에서 김도영을 1번타자로 전진 배치해 국내 선수 첫 40-40 도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김도영은 더욱 많은 타석에서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르며 대기록을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17일까지 37홈런-39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23일 삼성 라이온즈전 1홈런-1도루를 추가해 40-40에 성큼 다가섰다.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홈런을 터트리면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다. 아쉽게도 더 이상의 홈런 소식은 없었다. 김도영은 38홈런-40도루로 시즌을 마치며 40-40 도전을 내년으로 미뤘다.
국내 선수 첫 40-40은 무산됐지만, 대신 또 하나의 진기록이 탄생했다. 김도영은 2회 1타점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폭투-내야안타-실책으로 홈에 들어와 올 시즌 143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기존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었던 2014년 서건창(135득점)을 뛰어넘은 뒤 8득점을 추가해 앞으로 KBO리그에서 김도영 제외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김도영의 143득점은 일본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례를 찾기 힘들 만큼 대단한 기록이다. NPB는 공식 홈페이지에 역대 최고 기록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따로 있는데, 이를 참고하면 일본 역사상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은 1950년 센트럴리그 쇼치쿠 로빈스 소속 고즈루 마코토의 143득점이다. 올해 김도영과 동일하다.
다만 고즈루는 최전성기였던 28세 시즌에 커리어하이를 만들었다. 이제 전성기가 시작된 김도영보다 7살이 많았다. 이를 고려하면 40-40처럼 내년 이후 다시 한번 143득점 이상을 노려볼 만하다.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을 마크했다. 득점과 장타율(0.647) 2관왕을 확정했고 3루타(10개), 루타(352개), OPS에서 리그 1위에 등극하며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김도영은 데뷔 3년차에 불과한 신인급 선수라고 믿기 어려운 활약을 펼쳤다. 4월 KBO리그 최초 월간 10-10, 6월 역대 4명(5번)째 전반기 20-20, 7월 역대 2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8월 역대 7명(9번)째면서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최소경기(112경기) 30-30 등 시즌 내내 경이로운 행보를 이어갔다.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김도영은 9월에도 지치지 않고 맹타를 휘둘렀다. 9월 8일 키움 히어로즈전 100번째 타점을 기록하면서 역대 3번째 타율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24일 삼성전에는 38호 홈런으로 136번째 득점을 기록해 2014년 서건창(135득점)을 제쳤다. 그리고 30일 키움전 143번째 득점으로 아시아 프로야구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도영은 이제 3주간의 휴식을 가진 뒤, 10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준비에 나선다. 7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선 1위 KIA는 'MVP 0순위' 김도영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11전 11승의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자 한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도영이 KIA와 함께 화려한 마무리를 장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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