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율 0.087 실화냐...'언터처블 슬라이더 KKK' 김서현, 진화하는 파이어볼러 괴물

입력
2024.09.18 16:18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강속구만 있는 게 아니다. 오다가 뚝 떨어지는 변화구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춤을 춘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20)이 제대로 긁힌 슬라이더로 화끈한 탈삼진쇼를 펼쳤다.

김서현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시즌 8호 홀드를 기록했다. 한화는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5이닝 3피안타 무실점)를 비롯한 투수진이 NC 타선을 단 1점으로 꽁꽁 묶으며 4-1로 승리했다.

양 팀은 4회까지 0-0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5회 초 이재원이 선제 투런포를 터뜨려 리드를 잡은 한화는 바리아에 이어 6회 박상원(1이닝 무실점)을 투입해 NC의 추격을 저지했다.

한화가 2-0으로 앞선 7회 말 박상원의 뒤를 이어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NC의 선두타자로 나선 김휘집을 상대로 김서현은 최고 155km/h 패스트볼을 앞세워 1-2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4구째 결정구로 던진 바깥쪽 낮은 코스에서 뚝 떨어지는 142km/h 슬라이더에 김휘집의 방망이가 헛돌며 첫 번째 탈삼진이 기록됐다.



다음 타자 김성욱을 상대로도 강속구를 앞세워 볼카운트 2-2를 만든 김서현은 5구째 139km/h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찔러 넣어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두 번째 탈삼진이었다.

김서현은 마지막 타자 도태훈을 상대로도 김성욱과 같은 패턴의 승부를 가져갔다. 3구 연속 패스트볼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뒤 142km/h 슬라이더를 낮게 떨어뜨려 반응을 지켜봤다. 2-2에서 5구째 141km/h 슬라이더는 좌타자인 도태훈의 몸쪽 낮은 코스로 예리하게 파고들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1이닝 KKK 완벽한 투구였다.

한화는 8회와 9회 1점씩을 추가해 8회 말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친 NC를 4-1로 꺾었다.



2023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서현은 데뷔 첫해 20경기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22⅓이닝 동안 탈삼진 26개(9이닝당 10.48개)를 기록할 정도로 구위는 합격점이었으나 23개에 달하는 볼넷(9이닝당 9.27개)이 문제였다.

2년 차를 맞은 올해도 전반기는 제구력 난조에 발목이 잡혀 1군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믿음 속에 자신감을 되찾으며 7월 9경기(9⅓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0.96으로 한화의 필승조 한자리를 꿰찼다. 8월 13일 LG 트윈스전까지는 무려 1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는 등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올 시즌 32경기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서현은 여전히 9이닝당 볼넷 7.91개(33이닝 29볼넷)로 제구력이 아쉽지만, 뛰어난 피안타 억제 능력으로 약점을 메우고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번 시즌 30이닝 소화한 구원 투수 가운데 김서현은 피안타율 최저 2위(0.190, 1위 삼성 라이온즈 최지광 0.176), 피장타율(0.224)은 가장 낮다.

지난해 피안타율 0.194였던 슬라이더는 올해 언터처블에 가까운 0.087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컨택률도 지난해 54%에서 올해 42%로 크게 줄었다. 150km/h 중후반의 패스트볼로 타자를 압도한 뒤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거나 힘없는 타구를 만들어 내는 게 필승 공식이 됐다.



투구 폼을 여러 차례 바꾸며 시행착오를 겪었던 김서현은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점점 공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160km/h에 달하는 뱀직구의 위력이 살아난 김서현은 마구에 가까운 슬라이더까지 완성도를 높여가며 조금씩 '전체 1순위'의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사진=OSEN, 한화 이글스 제공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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