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우승청부사’ 최형우가 지목했다···“도영아, 한국시리즈 우승시켜주라”[KIA 정규시즌 우승]

입력
2024.09.18 11:49
수정
2024.09.18 11:49


최형우(41·KIA)는 2017년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 최희섭과 김상현의 ‘CK포’를 앞세워 우승한 뒤 몇 년이 지나 KIA는 다시 거포 갈증에 빠져 있었다. 확실한 4번 타자를 갈구하던 KIA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최형우를 공들여 영입했다. 모든 구단이 망설이던 KBO리그 최초의 100억원대 문턱을 넘으면서 4번 타자 최형우를 데려왔다. 모두가 ‘우승청부사’라 불렀다.

최형우는 화답했다. 그해 KIA는 마무리 약점 때문에 이기고 있어도 뒤집힐 것 같은 불안감을, 뒤지고 있어도 뒤집을 것 같은 타선의 화력으로 채웠다. KIA는 타율, 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위를 휩쓸며 우승했고 4번 타자 최형우는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OPS 1.026의 대활약으로 그 중심에 섰다.

그 뒤 7년 만에 KIA가 다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2024년, 2017년의 우승청부사 최형우는 다름아닌 김도영(21·KIA)에게 그 타이틀을 물려주려 한다.

김도영은 지난 17일 정규시즌 1위 확정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한국시리즈 우승 못하면 정규시즌 우승이 의미없어질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할 수 있게 내가 더 마음 단단히 먹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까 경기 뒤 라커룸에서 인사할 때 최형우 선배님이 한국시리즈 우승시켜달라고 얘기하셨다. 거기서 마음을 더 단단히 먹었다”고 말했다.



2024년 KIA의 모습도 2017년과 비슷하다. 불펜이 아닌 선발진에서 부상으로 대형 공백들이 잇달아 생겼지만 강타선을 앞세워 화력으로 강한 상대들을 때려잡고 정규시즌 1위를 지켜냈다. 18일 현재 KIA는 10개 팀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0.301)과 OPS 8할(0.832)을 넘는 타격의 팀이다.

그 중 김도영의 활약이 압도적이다. 타율 0.344 35홈런 105타점 134득점 39도루에 OPS 1.063의 어마어마한 기록을 내고 있다. 내츄럴사이클링 히트도 쳤고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채로 국내 타자 최초의 40홈런-40도루에 도전 중이다. 김도영은 올시즌 KIA가 수많은 위기를 뚫고 1위를 지켜낸 데 있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KIA가 통합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김도영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형우의 ‘부탁’이 담고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형우도 올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타율 0.280 22홈런 108타점에 OPS 0.862를 기록 중이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20홈런과 100타점 고지를 밟으면서 나이를 믿기 어려울 정도의 활약을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3번 타자 김도영이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135득점) 경신을 눈앞에 둘 정도로 득점을 많이 한 것도 4번 타자 최형우의 클러치 능력을 동력으로 꼽는다. 투수인 양현종도 정규시즌 우승 직후 “형우 형이 너무도 고맙다. 최고참인데도 어린 선수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동기부여가 되어준다”고 마음을 전했다.



최형우는 김도영에게도 좋은 멘토다. 김도영은 ‘형우 선배님’ 얘기를 종종 꺼낸다. 수많은 기록들을 세우면서도 크게 의식하거나 욕심내지 않던 김도영은 시즌 100타점을 향해 달릴 때만은 “100타점은 욕심이 난다. 선배님이 100타점 같은 것도 어릴 때 해봐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우승 직후, 김도영은 ‘선배님의 부탁’에 더 굳은 마음을 먹는다. 여전히 4번 타자고 없으면 안 되는 존재지만 최형우는 ‘슈퍼스타’가 된 김도영에게 정규시즌 우승 직후 “한국시리즈 우승시켜달라”고 말했다. 2017년 우승 청부사의 ‘특별 주문’이 김도영으로 하여금 한국시리즈에서 2024년 우승 청부사로 정점을 찍어야겠다는 투지에 불을 붙였다.

늘 “없는 사람 취급해달라” 말하고, 20살 차 후배에게 “우승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만 41세, 최형우의 투지도 가라앉을 리는 없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무대가 기대도 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랜만의 큰 무대라 설레기도 한다.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데, 이 나이에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동생들에게 정말 고맙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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