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와 라팍의 만남은 ‘신의 한 수’였다… 삼성에서 완벽 부활한 박병호, 400홈런 고지를 정복하다

입력
2024.09.05 06:00
‘국민 거포’ 박병호(38)은 올 시즌 초반만 해도 큰 시련을 겪어야 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KT의 4번 타자로 시작했지만, 큰 슬럼프에 빠졌다.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에 그쳤다. 제아무리 박병호라고 해도 주전으로 출전시키기엔 생산력이 너무 떨어졌다. 자연스레 주전 1루수 자리를 문상철에게 내주고 벤치로 밀렸다. 박병호를 대신해 주전으로 나선 문상철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박병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대로 선수 생활을 끝낼 수 있는 위기에 박병호는 KT에 웨이버 공시 요청을 했다. 이를 두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처사가 아니냐는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KT는 박병호의 현역 연장을 위해 트레이드를 알아봤고, 마침 삼성에서 부진을 겪고있던 1986년생 동갑내기인 오재일을 받고, 박병호를 삼성으로 트레이드했다.

제아무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극강의 타자친화적 구장이라고 해도 에이징 커브가 명백하게 찾아온 박병호가 제 기량을 회복할 것이란 예상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박병호는 박병호였다. 삼성라이온즈파크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전성기에 필적하는 생산력을 회복했고, 결국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박병호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과의 홈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두산의 왼손 선발 최승용의 시속 128㎞짜리 포크볼을 밀어쳤고, 이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의 4경기 연속 홈런이자 KBO리그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이었다. 이승엽(467개) 두산 감독과 최정(SSG, 491개)에 이어 역대 세 번째 KBO리그 400홈런을 돌파해낸 것이다. 후배의 대기록 달성에 박진만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박병호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축하했다.



2005년에 LG의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박병호는 오랜 기간 만년 유망주로 불리며 매 시즌 기대를 받았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LG에서는 단 25홈런만을 때려냈던 박병호는 2011년 시즌 중반 넥센(現 키움)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선수 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했고, 2012년부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홈런왕 타이틀을 독식했다. 4년 연속 홈런왕은 이 감독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6번의 홈런왕(2012∼2015년, 2019년, 2022년)도 KBO리그 최다다. 2016년엔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며 12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박병호의 한미 통산 홈런은 412개다.

박병호는 히어로즈에서만 5번의 홈런왕을 차지하며 302개의 홈런포를 때려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이미 기량 하락세가 완연했던 박병호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정든 히어로즈를 떠나 KT로 이적한 박병호는 이적 첫해 35홈런을 때려내며 다시 한 번 홈런왕에 오르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금 기량이 떨어졌고, 지난 5월28일 삼성에서 트레이드되면 또 한 번의 선수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홈런포가 잘 나오기로 유명한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박병호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삼성에서만 1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중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때려낸 홈런이 12개일 정도다.

이제 관심은 박병호가 과연 이 감독의 467홈런을 넘어설 수 있느냐다. 삼성에서 다시금 장타력을 회복한 만큼,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2~3년을 이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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