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과 이별은 ‘LG처럼…’

입력
2024.07.26 02:42
방출 켈리에 특별한 이벤트



“외국인 영입 때 큰 도움

팀 문화로 자리 잡을 것”

염경엽 감독도 긍정 평가

지난 20일 LG는 특별한 방식으로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작별을 했다.

이날은 켈리의 마지막 경기였다. 전날 켈리의 방출이 결정됐고 새 외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의 계약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선발 투수인 켈리가 그대로 경기에 올라 호투했다. 우천 노게임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투구였다. 이어 이례적인 고별식이 진행됐다. 켈리는 눈물을 흘리며 LG 동료들과 작별했다.

LG 선수들은 켈리를 헹가래 치며 그간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했다. 마운드에는 켈리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 모양의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켈리의 그동안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도 나왔다. 그의 가족들도 함께 고별식에 참가했다.

방출한 투수에게 고별식을 치르는 건 확실히 이례적이었다. LG에 남은 디트릭 엔스도 “구단이 켈리의 공헌에 감사함을 표한건 굉장히 멋있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열린 고별식이 LG의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외인 투수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사직구장에서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 딘과 엔스도 우리 팀의 문화를 좋은 쪽으로 끌고가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에르난데스에게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팀의 문화를 절대로 무시를 하지 못한다”라며 “켈리가 가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고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오스틴과 앤스에게도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방출, 특히 시즌 중 방출 때는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는다.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선수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LG가 켈리를, 켈리가 LG를 서로 존중하며 이뤄진 고별식은 LG만의 특별한 이벤트로 남았다.

염 감독은 “선수에 대해서 예우를 해주는 팀이라면 외인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문화가 있고, 이런 팀이다’라는 평가가 선수를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운영팀 직원으로 시작해 코치, 감독, 단장을 거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운영팀 과장, 팀장 시절 해외 스카우트도 겸했다. 염 감독은 “KBO리그에 관심있는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벌써 고별식 관련 내용이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LG의 외인 선수를 대하는 태도가 앞으로 외국인 영입 때 도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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