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심지어 '최연소' 10SV…'특급 신인' 김택연 "기록 좇지 않겠다" [현장 인터뷰]

입력
2024.07.24 07:42
​​두산 베어스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역대 최연소 10세이브 기록을 세운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이런 루키가 다 있다.

두산 베어스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은 6-3으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어냈다.

김택연은 6-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최주환과 9구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루서 고영우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3아웃을 채웠다.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의미 있는 세이브를 챙겼다. 19세1개월20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10세이브를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2006년 6월 16일 사직 현대 유니콘스전서 나승현(롯데 자이언츠)이 만든 19세2개월10일이었다. 또한 종전 베어스 기록은 2009년 5월 2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서 이용찬이 선보인 20세4개월20일이었다.

신인 투수의 10세이브는 역대 리그 통산 7번째이자 베어스 3번째, 고졸 신인 2번째다. 김택연은 1984년 윤석환(OB 베어스), 1991년 조규제(쌍방울 레이더스), 1993년 김경원(OB), 2002년 조용준(현대), 2005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2006년 나승현에 이어 18년 만에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베어스 소속 고졸 신인으로는 김택연이 최초다.

김택연은 "최연소인 줄은 몰랐다. 생각지도 못한 기록이라 기분 좋다. 최연소 기록은 내게도, 리그 면에서도 의미 있는 것이라 더 좋은 듯하다"며 "아프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 해도 만족스럽다. 팀이 더 올라가야 하고, 나도 더 잘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겠다"고 싱긋 웃었다.

이어 "선배님들과 비교하기엔 아직 난 너무 어리고 보여준 것도 많지 않다. 좋은 길로 가기 위해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며 "대선배님들이 꾸준히 잘해 가능했던 기록들이 많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꾸준히 잘하고 싶다. 아프지도 않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 베어스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당초 김택연은 필승조에 몸담았다. 위기 상황에 가장 믿을만한 투수로 거듭났다. 팀의 뒷문이 흔들리자 지난달 중순부터 마무리로 보직이 바뀌었다. 이 순간을 상상해 본 적 있을까. 김택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마무리가 더 어려운 자리라는 걸 알다 보니 힘든 과정도 많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도 다치지 않고 큰일 없이 잘 온 것 같다"고 밝혔다.

6월 12경기 10⅔이닝서 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0.84로 맹위를 떨쳤던 김택연은 7월에도 7경기 8⅓이닝서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08로 순항 중이다. 시즌 성적은 43경기 44⅓이닝 2승1패 4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이 됐다.

마무리 변신 후에도 계속해서 잘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김택연은 "아직 오래 하진 않았지만 내 루틴이 생긴 덕분인 듯하다. 공을 언제 던져야 하는지, 캐치볼은 언제 하거나 하면 안 되는지 등을 알게 됐다"며 "루틴이 생겨 편안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어제 이렇게 했으니, 오늘은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허비하는 시간도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김택연은 "필승조로 뛸 때와 마인드셋은 비슷하다. 대신 지금은 내 뒤에 투수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며 "마무리는 그만큼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보직이다. 나 한 명 때문에 경기에서 질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더 많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책임감은 물론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크다. 최대한 안 좋은 모습을 안 보이려 한다.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자신 있게 투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멘털 관리도 빼놓지 않는다. 김택연은 "하루 못했다고 너무 우울해하지 않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다. 선배님들이 괜히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게 아닌 듯하다"며 "투수 (최)지강이 형과 같이 지내는데 못한 날에도 함께 있다 보니 서로 힘이 된다. 계속 우울해지지 않게 해줘 회복이 잘 된다"고 미소 지었다.

두산 베어스 신인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체력 관리 역시 중요하다. 김택연은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땀이 많이 났을 때 빨리 회복하려 한다"며 "경기 끝나고 항상 팔 보강 운동 등을 하며 관리한다. 집에 가면 잠을 많이 잔다"고 전했다. 그는 "음식도 가리지 않고 다 먹으려 한다. 너무 늦은 시간에 과한 음식은 안 먹는 편이다"며 "야구선수라 (경기 끝나면)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늦어지는데 먹고 산책하는 등 충분히 소화한 다음에 잔다"고 덧붙였다.

더 대단한 여정들이 남아있다.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는 2006년 나승현의 16개였다. 지금처럼만 한다면 김택연은 이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택연은 "아프지 않고 잘하다 보면 기록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기록을 좇아가기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기록까지 한 개 정도 남으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딱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택연은 "그것도 매 경기 치르다 보면 시즌 말쯤 생각날 것 같다. 아직은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며 "잘하고 있어도 아프면 의미 없다. 하루하루 잘 보내고 싶다"고 덤덤히 말했다.

실력만큼 인기도 대단하다.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중이다. 김택연은 "두산 팬분들이 항상 잘해주신다. 시즌 초보다 (내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도 많이 보여 신기하다"며 "감사하다. 잘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력 외에 인기 비결을 묻자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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