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의 보배”…사령탑 극찬 받은 좌승현, 삼성 선발진 핵심으로 자리잡다 [MK대구]

입력
2024.06.12 08:37
“안 아프고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싶다.”

지난 2월 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만났던 좌완 이승현(삼성 라이온즈)의 말이었다. 그리고 약 3개월 뒤 그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며 삼성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지명 받은 이승현은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가 강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147경기(130.1이닝)에 출전해 4승 13패 6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90을 마크했으며, 특히 2022시즌에는 58경기(47.2이닝)에 나서 2승 4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올해 들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삼성 이승현. 사진=김영구 기자

 올해 당당히 삼성 선발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이승현. 사진=김영구 기자

다만 지난해에는 웃지 못했다. 전반기만 해도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기 들어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 결과 이승현은 48경기 출격에 1승 5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98이라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와 마주해야 했다.

절치부심한 이승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렸다. 선발투수로의 전환을 위해 호주 리그에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았고, 다시 개인 훈련에 매진한 뒤 삼성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만났던 이승현은 “공 던지는 체력이랑 뛰는 체력이랑 다르다고 생각을 한다. 캠프에 와서 공을 최대한 많이 던지려 했다. 안 아프고 제가 생각한 대로 조금씩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좋은 것 같다”며 ”선발진에 진입하게 된다면 안 아프고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싶다”고 당차게 말하기도 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만났던 이승현. 사진=이한주 기자

 올해 삼성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한 삼성 이승현. 사진=삼성 제공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올해 이승현은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삼성 선발진을 굳게 지키고 있다. 성적은 9경기 출전에 4승 3패 평균자책점 3.66(46.2이닝 22실점). 이런 그의 활약에 힘입은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 및 베테랑 백정현이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했음에도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었다.

특히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은 이승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당시 그는 89개의 볼을 뿌리며 6이닝을 4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삼성의 7-1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삼성은 4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4승을 챙긴 이승현 역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승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령탑도 극찬했다. 11일 대구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승현이) (9일 고척 키움전에서) 완벽하게 6이닝 무실점으로 던져줬다. 우리 팀의 보배”라며 “좌승현(좌완 이승현)이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나.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 연패 중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연패를 끊어줬다. 우리 선발진의 보배”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과연 어떤 점이 좋아졌을까. 이에 대해 사령탑은 ‘마음의 여유’를 꼽았다. 박 감독은 “불펜에 있으면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항상 좌승현이 구위는 좋은데 그날 컨디션에 따라 커맨드 및 제구가 들쑥날쑥해져 좀 불안한 면이 있었다”면서 “선발로 바꾸며 1회에 조금 흔들려도 2회에 본인 스스로 (제구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불펜의 경험을 토대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좌승현이 지금 선발 로테이션을 잘 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박진만 감독은 “불펜 같은 경우는 경험이 쌓여야 한다. 압박감을 이겨내려면 경험이 필요한데, 젊은 선수들은 그런 것이 쉽지 않다”며 “우리 팀 사정 상 좌완 불펜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 역할을 좌승현이 했는데, 올해는 불펜진이 많이 보강됐고, 그런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선발진을 돌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박 감독은 “(이승현은) 우리 팀 선발진의 보배다. (부상으로 원태인, 백정현 등이) 다 이탈해도 지금 좌승현이 꿋꿋하게 버텨준다. 선발 안 시켰으면 어쩔 뻔 했나”라고 거듭 칭찬했다. 미완의 대기였던 이승현은 이제 당당한 사자군단의 핵심 선발투수다.

 삼성 이승현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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