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한 것이 아니다" 두산→NC→한화 '현역 유일 900승', 명장의 화려한 컴백

입력
2024.06.12 06:00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65) 감독이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제물로 '개인 통산 900승 금자탑'을 쌓았다.

한화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 원정 경기에서 6-1로 꺾었다.

지난 2일 한화 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경문 감독은 8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4일 수원 KT전부터 팀을 지휘했다. 이날 경기 포함 7경기에서 4승(2패 1무)째를 거뒀다. 한화에서 거둔 4승째는 김경문 감독의 개인 통산 900번째 승리(776패 31무)라 더욱 뜻깊다.

김경 감독은 프로야구 출범 첫 해였던 1982년 두산의 전신인 OB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태평양에서 뛰었던 1990시즌을 제외하고 1991년까지 OB에서 활약했다.

특히 감독 데뷔를 두산에서 했다. 2004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2011시즌 중도 퇴진할 때까지 통산 960경기 512승 16무 432패를 기록했다.

2011년 8월 NC 다이노스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돼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2018년 6월까지 팀을 이끈 김 감독은 740경기에서 384승(342패 14무)을 수확했다.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긴 전 김경문 감독의 성적은 1700경기 896승 774패 30무였다.

지난주 한화는 KT와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뒀지만, 주말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에서는 2패 1무로 주춤했다.

빠르게 899승까지 쌓은 김경문 감독은 주말 3연전에서 1승을 추가하지 못해 아홉수에 걸렸다. 900승 고지에 딱 한 걸음을 남겨 놓았지만 홈에서 달성하지 못한 채 잠실 원정에 왔다.

그리고 선수와 감독 시절을 보냈던 두산을 상대로 900승 금자탑을 세웠다. 이로써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6번째 900승 감독이 됐다. 현역 감독 가운데 900승 달성은 유일하다.

김 감독의 마지막 승리는 NC 감독이었던 2018년 5월 31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900승을 올리기까지 꼬박 2203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주장 채은성으로부터 900승 축하를 받고 있다./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은 경기 직후 김 감독에게 꽃다발과 기념구를 전달했다. 3루 측을 가득 메운 한화 팬들은 "김경문"을 연호했다. 김 감독은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경기 후 만난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홈 3연전 경기 내용도 아쉽고 해서 내심 첫 경기를 좀 잘 풀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주중 첫 경기를 이렇게 승리를 하게 돼 선수들한테도, 팬들한테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1승의 소중함을 강조한 김경문 감독이다. 그는 "1승이 어떻게 보면 쉬울 때도 있지만 1승이 또 귀중하다. 감독이 배울 때도 있는 것 같다. 외국인 타자가 빠진 가운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긴 것이라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화 구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일단 구단에서 결정해 나를 써준 덕분에 이렇게 다시 현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900승에 대한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한화에서 불러주셨기 때문에 이런 승리도 하게 되고 해서 너무 고맙다"면서 "내가 처음 감독을 한 팀이 두산이다. 그게 발판이 돼서 지금까지 감독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900승은 나 혼자 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과 스태프, 많은 분들에게 많이 고마워해야 될 것 같다. 내 가슴 속에 몇몇 분들은 가지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하나씩 하나씩 해서 5위 팀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가운데)이 박종태 대표이사와 손혁 단장(왼쪽)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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