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 올해도 역시 느렸지만 지금이라도 괜찮아…삼성 오재일, 흘린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

입력
2024.05.14 13:52
수정
2024.05.14 13:52


특정 구장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비결을 물어보면 그 구장에서의 좋은 기억으로 인한 자신감이 있다고 말하곤 한다.

삼성 오재일(38)도 유독 한 야구장에서 강했다. 오재일은 NC의 홈구장 창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두산 소속으로 있던 지난 2017년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4방을 터뜨려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4홈런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당시 NC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경문 감독도 패배를 인정할 정도였다.

그때의 좋은 기억 덕분인지 오재일은 유독 창원에서 강했다. ‘오마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지난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에서의 경기도 그랬다.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오재일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회에는 1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쳤고 후속타자 이성규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인했다. 6회 1사 2·3루에서는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오재일의 활약 덕분에 삼성은 7-2로 승리했고 NC와의 3연전을 2승1패로 장식하며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재일로서는 시련 뒤 모처럼 뽐낸 타격감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오재일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중 하나다.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밟은 2009년부터 3~4월 성적은 타율 0.222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106경기에서 타율 0.203 11홈런 54타점 등을 기록하며 이전 몇 년 동안 달성한 기록보다 훨씬 떨어진 수치를 성적으로 받아들였다. 7월5일 포항 두산전에서는 8회말 1루로 전력 질주를 하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고개를 숙였다. 주장 완장을 차고 맞이한 해였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컸다.

오재일은 지난해 정규시즌이 끝나는 날인 10월15일 이후 바로 휴식 없이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슬로스타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상 방지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린 것은 물론 식단 조절도 했다. 야식을 끊고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최대한 자제했다. 덕분에 체지방이 줄어들어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때에는 한층 날씬해진 모습으로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지난해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봄에도 절치부심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1루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부터 타격감을 자랑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9경기 타율 0.385 1홈런 2타점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되고나니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개막 후 4월5일까지 11경기에서 타율이 1할대(0.167)에 머물렀다. 결국 4월6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오재일은 퓨처스리그에서 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좀처럼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타율 0.174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개의 홈런을 포함해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타격감이 들쑥날쑥했다. 그러다 1군의 부름을 받았다. 1군에서 말소된 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자신있었던 곳에서 이름값을 했다.

오재일의 부활은 팀으로서도 반길 일이다. 현재 삼성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김영웅이 4번 타자를 맡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오재일의 경험까지 더한다면 삼성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관록까지 갖추게 된다.

오재일 개인적으로도 동기부여가 적지 않다. 지난해 부진을 씻어내는 것은 물론 이번 시즌을 1군에서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재자격 조건을 갖춘다. 오재일의 활약은 이래저래 여러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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