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37·SSG)은 KBO리그 최고의 ‘겸손한’ 홈런타자다. 그는 최근 프로야구 통산 개인 최다 468번째 홈런을 쳐 이승엽 두산 감독의 현역 기록(467개)을 뛰어넘고도 “해외리그 경험이 있었다면 더 떳떳했을 것 같다”며 자신을 낮춘다.
최정은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류현진(37·한화)과 대결하는 소감을 묻는 물음에도 “1안타를 목표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며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사실 최정이 프로야구에서 써 내려간 기록은 절대 겸손하지 않다. 류현진을 상대로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2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을 상대로 58타수 21안타(타율 0.362)를 쳤다. 홈런도 4개나 된다.
그는 “(류)현진이를 상대로 친 홈런은 지금도 다 기억난다”며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친 거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느린 커브를 쳐서 안타가 되니까 현진이가 마운드에서 웃더라”라며 “몸쪽 깊게 들어온 볼을 쳐 홈런이 된 적도 있는데 그땐 ‘저게 왜 넘어가’라는 듯이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류현진의 투구 영상을 분석한 최정은 “역시나”라며 감탄했다.
“12년 전과 비교해 변한 건 얼굴밖에 없는 것 같다”며 배시시 웃은 최정은 “너무 잘 던지는데 다른 팀 선수들이 왜 이렇게 잘 치는지 모르겠다”며 “예전처럼 못 쳐도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리그 역사를 바꾼 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KBO 개인 통산 100번째 승리에 3번째 도전 중인 류현진을 향해 “저보다 멘털이 더 좋은 선수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신기록까지 1개 남았을 땐 언젠가 나올 홈런이라 마음이 더 편했다”며 “어차피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테니까 현진이도 별로 신경 안 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