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 무너져도, 오지환 지배해도' LG는 이긴다...구본혁, NC전 연장 11회 극적 끝내기 [잠실 현장]

입력
2024.04.04 22:47
수정
2024.04.04 22:51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연장 11회말 LG 구본혁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4/


[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LG 트윈스가 천신만고 끝에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3연전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1회 터진 구본혁의 극적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8대7 신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LG는 2연승, 3연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장식하며 주말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누가 이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혼전, 마지막에 웃은 건 LG였다. 사실 경기 전 예상은 LG의 우위였다. LG는 이번 시즌 개막 후 2경기 2승을 거둔 에이스 엔스가 선발로 출격했다. NC는 5선발 김시훈이었다. 무게감에서 LG가 확실히 앞섰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엔스가 1회부터 흔들렸다. 권희동,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데이비슨의 내야 땅볼 때 선취점을 내줬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LG 엔스가 2회초 5실점하며 이닝을 마친 후 더그아우스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4/


LG는 구속이 나오지 않는 NC 선발 김시훈을 상대로 1회말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박해민 볼넷, 홍창기 안타, 김현수 볼넷에 이어 4번타자 오스틴이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여기에 문보경이 깔끔한 희생플라이를 치며 추가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믿었던 엔스가 2회 NC에 5점이나 허용한 것. NC 타자들은 엔스의 전력 분석을 성공적으로 해낸 듯 대부분의 공을 제 타이밍에 때려냈다. 서호철 2루타, 김성욱 안타에 김형준 볼넷까지 나왔다. 만루 찬스에서 김주원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고, 당황한 엔스는 와일드피치까지 범하며 동점을 내줬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6회말 2사 1루 LG 오스틴이 동점 2점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4/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번 최정원의 내야 땅볼로 역전, 그리고 권희동의 2루타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데이비슨이 권희동을 불러들이는 적시타까지 쳤다.

혼전 분위기. NC는 주말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의식했는지 김시훈을 쉽게 바꾸지 못했다. 3회 김주원의 내야 땅볼로 점수차를 벌리며, 이 점수를 지켰어야 했는데 3회말 김시훈이 1사 후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뒤늦게 최성영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추격의 점수 2점을 준 게 뼈아팠다.

양팀 투수가 바뀐 후 잠시 주춤하던 경기. 6회말 LG 홈팬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오스틴이 김재열을 상대로 동점 투런포를 때려낸 것. 좌측 파울 폴대 상단을 직격하는 대형 홈런이었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9회초 무사 1,2루 LG 포수 박동원이 NC 서호철의 파울플라이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4/


동점 상황, 이어진 불펜 싸움. 양팀이 점수를 낼 수 있는 찬스를 연거푸 날리는 지루한 싸움이 시작됐다. NC는 7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 서호철이 사인 미스로 번트를 대지 않아 2루주자 박민우가 횡사한 게 땅을 칠 순간이었다. 4번 데이비슨을 일찌감치 빼고 대주자 박민우를 내세운 효과가 사라졌다.

이날은 서호철에게 잔인한 날이었다. 9회 똑같은 무사 1, 2루 찬스가 서호철에게 찾아왔다. LG 오지환의 치명적 실책으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번에도 번트. 그런데 번트가 떴다. LG 포수 박동원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서호철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NC는 그렇게 또 찬스를 날렸다.

LG도 똑같이 실수로 맞섰다. 9회말 문보경의 볼넷에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이어진 박동원의 3루 땅볼. 그런데 대주자로 투입된 최승민이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 횡사했다. 3루로 가면 당연히 유리하지만, 2사 상황에서 절대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너무 과감했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9회말 1사 1루 LG 박동원의 내야땅볼때 1루주자 최승민이 3루로 뛰다 태그아웃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4/


서호철에게는 운명의 장난이었던가. 11회초 또 똑같은 상황이 찾아왔다. 무사 1, 2루. NC 강인권 감독도 고심이 깊은 듯 했다. 번트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는 서호철에게 초구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작전을 걸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4-6-3 병살타. 그렇게 NC는 또 귀중한 찬스를 날렸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연장 11회말 LG 구본혁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4/


위기 뒤에 기회라 했던가. NC는 마무리 이용찬이 내려가고 이준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LG는 홍창기부터 시작하는 상위 타순.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긴장한 이준호는 김현수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그리고 오스틴이 큼지막한 중견수 플라이로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마지막은 구본혁이었다. 대수비로 나왔던 구본혁이 긴 경기를 끝내는 안타를 치며 잠실의 영웅이 됐다. 빗맞은 타구였지만, 파울 라인 안에 떨어지면 안타였다.

LG는 엔스가 4이닝 9안타 7실점으로 믿기 힘든 부진을 보였지만, 극적 승리와 위닝시리즈로 아픔을 달랠 수 있게 됐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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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달 전
  • 마이크트라웃
    절대적 에이스가 없긴한 올해네..
    3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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