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이 설마 개막전에 나서지 못하게 될까.

류현진은 한화와 8년 170억원 비 FA 다년계약을 맺자마자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키나와에 짐을 풀자마자 불펜 투구로 몸을 풀었다. 동료 투수들은 라이브피칭을 거쳐 연습경기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류현진은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왔지만, 아무래도 팀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한 선수들보다는 페이스가 약간 늦다. 그래도 류현진과 최원호 감독은 불펜과 라이브피칭을 거쳐, 국내로 돌아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빌드업을 하면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등판이 가능하다고 보고 개막전 등판에 합의했다.

개막전에 나가야 29일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 등판까지 가능하다. 상징성 측면에서 이보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없다. 그런데 오키나와에서 비를 만났다. 오키나와는 여름의 스콜 같은 비가 내리는 날이 적지 않다. 비가 많이 내려 오키나와에 짐을 푼 많은 팀이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거나 연습경기를 진행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처음으로 라이브피칭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한화는 2일 구시카와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1일 전화통화서 “류현진은 내일 고친다구장에서 경기에 나가지 않는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피칭을 실시한다. 65구 정도 예상된다”라고 했다.

문제는 2일에도 오키나와에 비 예보가 있다는 것이다. 아침과 오후, 저녁에 산발적으로 내린다는 예보인데, 결국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의 비는 스콜처럼 갑자기 내렸다가 갑자기 그칠 때도 있고, 보통의 우기처럼 몇시간씩 내리기도 한다.

류현진이 2일 라이브피칭을 하면 예정된 프로세스대로 빌드업을 하고, 시범경기를 통해 23일 개막전에 나갈 수 있다는 게 한화의 견해다. 그런데 2일에도 라이브피칭을 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이럴 경우 류현진의 시즌 준비 스케줄의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화는 3일 고친다구장에서 KT 위즈와 연습경기를 끝으로 스프링캠프를 마친다. 4일에는 귀국하는 일정이다. 즉, 류현진이 내일 라이브피칭을 못하면 귀국 후 대전에서 라이브피칭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류현진이 적은 나이도 아니고, 개막전 한 경기를 바라보다 급하게 몸을 끌어올릴 수도 없는 만큼, 최원호 감독의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만약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이 불발되면 아예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 뛰고 29일 KT와의 홈 개막전서 복귀전을 가질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26~28일 SSG와의 인천 원정 3연전이 있다. 어쩌면 류현진의 복귀전이 이때 성사될 수도 있다.

이 기간에 등판이 성사될 경우, 김광현과의 맞대결보다 추신수와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김광현은 아무래도 23~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 2연전 중 한 경기에 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추신수와는 2013년 7월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었다.

추신수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때문에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은 2024년 한정판이다. 성사만 되면 이 또한 큰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엄청난 커리어를 쌓고 돌아온 거물들이 KBO리그에서 상대하는 그림은 확실히 특별하다.

현 시점에서 확실한 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LG 사람들이 오키나와 날씨를 체크할 것이라는 점이다. LG 사람들은 오키나와에 2일에도 비가 많이 내려 류현진이 라이브피칭을 못하고, 나아가 개막전에 안 나오길 간절히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