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오늘도 발표 안 한다"…한화 '170억↑ 파격대우'에도 왜 도장 아직일까

입력
2024.02.21 16:07
 류현진이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 복귀를 확정했으나 여전히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한화 이글스 99번 류현진의 유니폼을 올해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늘(21일)도 계약 발표가 어렵다."

한화 이글스가 21일도 베테랑 좌완 류현진(37)과 계약을 매듭짓지 못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날 "오늘도 류현진과 계약 발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류현진과 구체적인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 건 19일부터였다. 한화는 이르면 20일, 늦어도 21일 안에는 계약서에 류현진의 도장을 받고 예정대로 2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맞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일정이 자꾸 꼬이고 있다. 20일은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수긍이 갔다. 한화는 20일 KBO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신분 조회를 요청했고, 사무국으로부터 '류현진은 FA가 맞다'는 회신을 받았다. 20일 기준으로 서류 작업은 임의해지 선수 신분 해제 요청만 남아 있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한화는 포스팅 규정에 따라 보류권을 가지고 류현진을 임의해지 선수 신분으로 올려놨다. 한화는 류현진의 임의해지 선수 신분 해제를 KBO에 요청했고, 21일 승인이 떨어졌다.

20일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화는 이미 큰 틀에서 류현진에게 최소 4년 170억원 이상을 보장하는 계약을 제안했다. 일부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한구프로야구 역대 최고 대우였다. SSG 랜더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2022년 3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선택했을 때 계약 규모가 4년 151억원이었다. 당시 기준 KBO 역대 최고 대우였다. 현재 최고액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기록한 152억원(4+2년)이었는데 류현진이 갈아치운다.

큰 틀에서 류현진과 한화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맞지만, 진짜 문제는 플러스 알파에 있었다. 한화는 류현진과 계약이 사실상 끝난 분위기에도 "세부 조율이 남았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비중과 조건을 어떻게 걸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었던 것. 인센티브는 류현진의 계약 총액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야구계에서는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총액 200억원대 초대형 계약도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 구단이 그정도 금액을 류현진에게 안기려면 당연히 그룹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한화가 대대적으로 류현진 영입에 공을 들였다고 해도 200억원대까지 판이 커졌다면 쉽게 움직이기 힘든 금액인 것은 분명하다. 예상 발표일이 계속해서 하루씩 밀리고 있는 이유다.

한화로선 170억원대 계약도 분명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올겨울 FA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주범인 샐러리캡 제도 때문. 비FA 다년계약 활성화로 올해 유독 특급 FA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10개 구단은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투자를 해야 했기에 큰 금액을 쓰길 꺼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FA 최고액은 두산 베어스 양석환이 기록한 78억원(4+2년)이었다. 모처럼 100억대 FA 계약이 소멸할 위기에서 류현진이 등장해 스토브리그 마지막을 뜨겁게 달군 것이다.

KBO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하면서 상한액을 114억2638만원으로 정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를 계산한 결과였다. 류현진의 가세는 KBO리그 순위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 ⓒ곽혜미 기자

한화는 지난해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 기준으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85억3100만원을 써 샐러리캡 상한액 대비 28억9358만원을 아꼈다. 합계 금액 100억원을 넘긴 상위 6개 구단(두산, SSG, LG, 롯데, 삼성, NC)과 비교하면 여유가 있긴 했지만,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단숨에 연봉 합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이고 샐러리캡을 초과할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상한액을 지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있다. KBO는 샐러리캡을 초과해 계약하는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2회 연속하여 초과 시는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3회 연속하여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을 납부해야 하고 다음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샐러리캡 상한액을 지키지 못했을 때 연쇄적으로 구단에 불이익이 생기는 구조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FA 신분이었지만, KBO에서는 아니다. 포스팅시스템 규정에 따라 KBO리그 복귀시에는 반드시 한화로 돌아와야 하며, 등록일수 4년을 더 채워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한화는 류현진과 비FA 다년 계약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계약금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순수하게 연봉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매우 커진다. 170억원을 순수하게 4년으로 나눠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연봉 40억원대가 된다. 한화는 올겨울 외부 FA 내야수 안치홍과도 4+2년 72억원 FA 계약을 한 상태라 샐러리캡 관리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화 구단이 계속해서 "세부 조율"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규정을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류현진을 가능한 대우해 주려 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화 팬들은 에이스 류현진의 복귀를 크게 반겼다. 류현진 계약 임박 소식과 함께 올해 한화 시즌권 문의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한화와 류현진이 이 분위기를 이어 빠르게 계약을 매듭지었으면 좋았겠지만,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팬들도 조금은 김이 새게 됐다.

계약 발표는 늦어지고 있으나 한화와 류현진의 협상 자체가 위태로운 것은 아니다. 한화 관계자는 이날 "류현진이 이번 주 안에는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만 매듭지으면 다음 절차는 일사천리라는 뜻이다.

류현진은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을 때부터 한국프로야구에 돌풍을 일으켰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 30경기, 18승6패, 201⅔이닝,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인왕이 MVP까지 차지하는 건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였고, 지금도 류현진이 유일한 사례로 남아 있다. 앞으로도 이 기록은 깨지기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류현진은 2012년까지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1269이닝,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이닝당 삼진 하나씩을 잡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물론 지금은 12년 전처럼 좋은 구위를 자랑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직구 구속이 전성기 때보다 5㎞ 정도 떨어지긴 했다. 대신 류현진은 타자와 수 싸움에서 압도하는 노련한 투구를 무기로 삼는다.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놀면서 다양한 구종을 섞어 타이밍을 뺏는다. 직구가 느려지자 더 느린 커브를 장착해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변화구 구사력과 제구력이면 직구 구위가 전성기보다는 조금 떨어졌다고 한들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장의 평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류현진.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에도 건재를 과시했던 류현진은 당장 KBO리그 최고 투수 대열에 오를 전망이다

류현진은 올겨울 메이저리그 잔류와 국내 복귀 2가지 안을 두고 끝에 끝까지 고민했다. 2월 말까지 계약 소식이 없었던 이유는 메이저리그에서 만족스러운 오퍼를 받지 못해서였다. 류현진은 트레이드 변수 없이 가족과 미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연봉 1000만 달러(약 133억원) 이상의 계약을 원했으나 그 기준을 충족해주는 오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에게 마지막까지 관심을 보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였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지난해 부상에서 돌아왔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존경심이 들었을 정도"라고 엄지를 들었지만, 정작 류현진에게 제시한 금액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17일(한국시간) '좌완 선발투수가 부족한 샌디에이고는 베테랑 류현진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2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인데도 보라스의 고객은 헐값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샌디에이고 지역 라디오 '97.3더팬'은 '류현진은 아마 10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에게 1000만 달러 이상을 쓸 것 같지는 않다. 샌디에이고에 더 많은 투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샌디에이고가 현재 쓸 수 있는 1800만 달러 가운데 1000만 달러를 류현진에게 쓸 것 같진 않다'며 '류현진은 아마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에서 시작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지난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10시즌 통산 성적은 186경기, 78승48패, 1055⅓이닝, 934탈삼진, 평균자책점 3.27이다. 류현진은 이제 12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커리어를 이어 갈 준비를 시작한다. 류현진이 KBO리그로 돌아온다. 12년 만이다. ⓒ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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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키톡 95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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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롱롱
    발표하는 날이 오늘도 아니군요 어디서든 멋찐 모습이지만 한화에서의 멋찐 모습 보고싶어요~
    1달 전
  • 비오는날엔
    얼마에 찍을까나 역대급 대우라니 금액이 궁금하네요 ㅎㅎ
    1달 전
  • MBC드래곤즈
    와 한화에 류현진이 오면 엘지는 어떡하지?
    1달 전
  • 소금장군
    한화 이글스로 국내 복귀해서 좋은 활약 보여주세요. 기대합니다.
    1달 전
  • 김포쫄보
    이돈으러 불우이웃 돕는게 더 바람직 할텐데
    1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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