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감독할 사람"…결국 당겨 쓴 '이범호카드',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입력
2024.02.13 11:28
KIA 이범호 코치.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KIA 이범호 코치가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결국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준비된 카드'였다.

KIA는 13일 '제 11대 감독으로 이범호(43) 1군 타격코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했다.

선임 전부터 이 감독은 꾸준하게 강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돼 왔다. 선임 발표 이후에도 "될 사람이 됐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베테랑 선수, 코치 이범호가 보여준 모습은 "언젠가는 감독할 사람"이라는 평가를 꾸준하게 만들어왔다.

풍부한 경험을 쌓았꼬, 남다른 리더십을 자랑해왔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뒤 2010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며 한국과 일본 야구 경험을 했다. 2011년 KIA로 이적한 뒤 2017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2019년까지 현역 생활을 하며 통산 타율 2할7푼1리 329홈런 112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역대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로 '만루포의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화려한 현역 생활을 했던 만큼이나 빛난 건 인성과 리더십이었다. KIA에서 뛸 당시 꾸준하게 주장을 하는 등 선수단을 아우르는 능력이 뛰어났다. 동시에 남다른 팬서비스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은퇴를 한 뒤에는 꾸준하게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19년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2020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스 루키 리그 코치로 연수를 떠났다. 비록 필라델피아 연수 때는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아서 조기 귀국을 했지만, KIA에서 스카우트로 프런트 업무를 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감독 코스'를 밟았다. 2021년 KIA 2군 총괄코치로 선임된 이 감독은 2022년에는 1군 타격 코치를 했다. 지난해 KIA는 팀 타율 2위(0.276), 팀 홈런 2위(101개)를 기록하는 등 타격 지표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 번은 1군 감독이 될 거라는 시선이 이어졌지만, 예상된 시기보다는 다소 빨랐다.

KIA는 올 시즌까지 김종국 감독과 계약이 돼 있었다. 김 감독은 2022년 선임돼 3년 계약을 했다. 2022년 5위, 2023년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확실한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 속에 김 감독은 계약 마지막해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시작도 못하고 막을 내렸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캠프를 앞두고 구단 후원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구단은 직무 정지 이후 계약 해지를 했다.

KIA 김도영과 이범호 코치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가 이끌도록 한 가운데 내·외부 인사를 두고 새로운 감독 선임 과정에 나섰다. 설 연휴가 끼었지만, 해외에 있는 후보는 화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결국 구단은 내부 평가에서 이 감독이 적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KIA는 "팀 내 퓨처스 감독 및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면서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감독으로서 능력이 올라왔다는 뜻이다.

다만, 준비된 카드를 예상하지 못한 시점을 꺼내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통 정상적인 감독 선임 과정이라면 스프링캠프 이전에 마무리가 지어진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감독이 KIA에서 시간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감독과 타격코치의 시점을 조금씩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잘 만들어진 지도자감인 만큼, KIA로서도 정상적인 시점에서 이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감독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사령탑에 올랐다. 이제 이 감독의 역량에 달렸다. 이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과 팬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 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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