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신임 감독 “44세, 야구 충분히 볼 수 있는 나이”[직격 인터뷰]

입력
2024.02.13 14:42


프로야구 최다 만루홈런의 사나이가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 됐다. 현역 최연소, 역사를 통틀어봐도 아주 젊은 감독 이범호 KIA 신임 감독(43)은 “두려움보다 기대가 된다”고 했다. KIA를 우승후보로까지 보며 강팀이라고 하는 평가에는 “그런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고 인정했고, 그래서 따르는 ‘너무 젊은 초보 사령탑’이라는 우려에는 “초보가 아닌 중견급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 해보겠다”며 실력을 보여줄 준비를 시작한다.

호주 캔버라에서 타격코치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이범호 신임 감독은 지난 10일 화상연결을 통해 면접을 봤고, 12일 밤 심재학 KIA 단장으로부터 선임 사실을 전해들었다. 13일 오전 구단이 발표하자 선수단 미팅을 통해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그 뒤에도 정신 없이 계속된 오후 훈련을 진행 중이던 이범호 신임 감독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인터뷰를 나눴다. KIA 신임 감독은 아주 차분하다.

-어떻게 보면 너무 갑자기 감독이 됐는데

=면접을 했지만 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어젯밤에 전화로 연락받았다. 임무가 막중하다. 차근차근 풀어가야 될 것 같은데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훨씬 크다.

-어떤 방향으로 팀을 구상하고 있나

=우리 팀 자체가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자체는 워낙 좋은데 ‘이런 건 하지 마’ 해서 막혀 있는 부분이 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좀 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한 번 해봐라 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마음껏 할 수 있어야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라운드 안에서 야구하는 데 있어서는 확실히 열어주려 한다. 실수해도 상관 없다.

-어떤 감독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

=너무 좋은 팀의 감독이 됐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야구관을 접목시킨다고 성적이 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야구관에 내가 들어가서 그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게 리더라고 생각해왔다.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든 거기에는 가치관이 있다. 그게 중요한 거지 내가 하고자 하는 야구에 선수 수십명을 다 맞추게 해서 확률이 좋을 수가 없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야구 가치관에 내가 들어가서 같이 펼치는 게 내 야구관이다.



-이 시점에 KIA 감독이 됐다. 어떻게 가야 하나

=현재 선수단 구성이 주축들이 고참이다. 야구를 잘 하는 고참들이 있다. 그런데 그 아래에는 중간급보다는 더 어린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래서 올해와 내년 성적에 따라서 이 팀 자체가 확실히 강팀으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이 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고참들이 좋은 생각을 갖고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시점에 젊은 선수들이 다같이 모여서 힘을 딱 보태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고참들과 좋은 유대관계만 잘 형성된다고 하면 그래도 현역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다 있기 때문에 아마 도와주려고 할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끌어주면 더 감사한 부분이다.

-너무 젋은 감독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

=1980년대생 감독이라니, 걱정스러울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일본에도 나보다 어린 감독이 있다. 한국나이 44세면 그렇게 젊은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구를 충분히 다 볼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 한다.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여기고 하겠다.

-KIA가 강팀이라고 평가받는 시즌에 지휘봉을 잡았는다. 부담감은 없는지

=어떤 팀이든 감독은 자리를 맡았으면 성적을 내야 되는데, 어느 분이 맡았어도 같겠지만 선수단 구성이 좋은 상태에서 맡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멤버로 맡을 수 있는 게 굉장히 영광이다. 강팀으로 꼽아준다고 하니 감사하다. 상대가 내면에 KIA는 강팀이야’라는 생각을 갖고 들어오는 것과 ‘KIA는 약하지, 뭐’ 하고 들어오는 것은 전혀 다르다. 거기에 젊은 감독이 분위기마저 좋은 방향으로 끌고간다면 훨씬 더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다 하나가 되면 팀 자체가 더 무서워지지 않겠나. 지금 우리 팀은 그런 말은 충분히 들을 수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 거기 맞게 준비 잘 하겠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잘 끌고가야 좋은 팀 될까에 대해 고민 많이 하겠다.

-‘그런 시즌에 초보 사령탑?’ 이라는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는

=맞다. 그런데 KIA라는 명문 팀 사령탑이기도 하다. 그런 자부심은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승을 가장 많이 했던 팀 감독으로서 또 그런 구단 내 문화를 보면서 왔다. 초보 딱지는 누구나 처음에는 붙는다. 그 딱지를 빨리 떼느냐 늦게 떼느냐가 사실 앞으로 계속 이슈가 되겠지만 그런 생각이 아예 들지 않도록 해야 되는 게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초보보다는 중진급이라는 말을 듣도록 하는 게 내 몫인 것 같다.

-그나저나 화상면접은 어땠나. 그것도 국내 최초일 것 같은데.

=면접이 진짜 힘들었다. 화상으로 하니까 더 힘들다. 사람들 앞에서 얼굴 마주보고 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 같다. 방에서 혼자 화면 보고 하려니 말이 막히기도 하고 히고 어떤 질문이었는지 하다 잊어버리고 진땀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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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뎅이
    기아의 새로운 모습을 앞으로 볼 수 있겠군요.화이팅하세요
    5달 전
  • 비비코비부
    새사령탑을 맞이한 기아의 새로운 모습이 정말 기대됩니다!
    5달 전
  • 파워핏챠
    이범호 감독님 밑에서 팀이 더 성장해나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래오래 팀 좀 맡아주세요.
    5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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