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인화의 리더십+준비된 감독, 81년생 MZ 지도자는 어떻게 타이거즈 수장이 됐을까 [MK초점]

입력
2024.02.13 14:20
수정
2024.02.13 14:20
소통과 인화(人和)의 리더십, 그리고 준비된 감독.

81년생으로 최초의 MZ 세대 프로야구 사령탑이 된 이범호 신임 KIA 타이거즈 감독을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현역시절부터 차기 감독감으로 손꼽혔던 이범호 신임 감독이 흔들리는 KIA라는 큰 배의 키를 잡게 됐다. 지금 상황 자체는 갑작스럽게 닥쳐 온 일이지만 예고된 운명이란 표현까지 나오는 분명한 이유들은 있다.

앞서 KIA 타이거즈는 금품수수로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감독을 업무 정지 시킨데 이어 전격 경질했다. 그리고 13일 KIA의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 전 1군 타격코치를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했다.

 사진=MK스포츠 DB

감독 대행이나 김종국 전 감독의 잔여 임기 등을 넘겨 받아 이행하는 등의 형식은 전혀 아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길지 않지만 세부 대우 등은 김 전 감독(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천만원)보다 오히려 더 낫거나 동등하게 대우해줬다. 그만큼 KIA도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 신임 사령탑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이범호 신임감독은 2000년 한화이글스에 입단한 뒤 2010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로 이적했으며, KBO리그 통산 타율 0.271,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역대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현역 시절 ‘만루의 사나이’로 불렸던 것과 동시에 KIA에서 현역 막바지엔 줄곧 캡틴 등을 맡아 리더십을 보여줬다. 솔선수범하는 모습과 강력한 카리스마, 동시에 선수들과 막힘 없이 소통하는 모습 등에서 구단 안팎으로 호평을 받았다.

동시에 노력하는 지도자이기도 했다. 2019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KIA로 돌아와 2021시즌 퓨처스 감독을 역임했다.

KIA에서 오랜 기간 공들였던 지도자인 동시에, 안팍에서 줄곧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선수단 내부에서는 물론 프런트 등으로부터도 일관되게 좋은 평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이 감독은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사진=천정환 기자

실제로 이 감독은 소통 능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체계적인 자료와 사례 등을 제시하며 선수들에게도 한 발짝 다가서서 그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는 지도 방식 등이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KIA 역시 이범호 감독 선임 배경에 대해 “팀 내 퓨처스 감독 및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면서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81년생으로 선수단과 비교해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이범호 신임 감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 역시 선수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 소통이다.

일례로 이 신임 감독은 코칭스태프로 재직할 당시 선수들에게 잘 할 수 있는 이유 등을 선수 입장에서 분명하게 가시화 해서 제시하는 방식으로 동기 부여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2023 시즌을 앞두고 치러진 제주도 마무리 캠프 당시 이 신임 감독은 타격 코치로 재직하면서 앞장 서서 불펜에서 공도 던지고, 선수들과 배팅볼도 함께 줍고, 엑스트라 훈련까지 남아 지도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그 당시 이 신임 감독은 “시즌 중에 박찬호에게 ‘타율 3할을 치려면 이틀 동안 하루 1개씩 안타를 치고, 이틀에 볼넷 1개를 얻어 보라’는 목표를 제시한 적이 있다”면서 “그렇게 얘기하니 ‘어? 코치님 생각보다 쉽네요’라는 답이 나오더라. 실제로는 쉽지 않은 목표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더 구체화 될 수 있다”면서 “결국엔 꾸준함과 향상심이 중요한 것인데 나도 선수 시절을 경험해봤지만 야수들은 당일 경기에 안타를 치면 ‘내 몫을 했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다. 그런 생각을 깨뜨리는데 중점을 뒀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경험에서 빗대어 타자들이 통상 갖기 쉬운 매너리즘을 경계하는데 초점을 두는 등의 세심한 접근이었다.그래서 당시 이 신임 감독은 당장 선수들이 1경기, 2경기, 일주일 동안 접근할 수 있을 눈 앞의 목표를 제시해 동기부여를 줬다.

이 신임 감독은 “결국 타율 3할을 하는 더 쉬운 방법, 더 좋은 방법은 꾸준히 안타를 기록하고 매 경기 안타 1개를 더 치거나 볼넷을 얻는 것”이라며 “이틀을 기준으로 2안타를 치고 볼넷을 1개 얻어내면 타수가 줄어들면서 144경기를 기준으로 타율 3할을 넘을 수 있다. 그런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조금씩 더 상향된 동기부여를 갖게 해주려고 했다. 매 경기 안타 1개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1개 더, 볼넷 1개 더, 그런식으로 말이다”라며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를 해줬던 방식을 설명하기도 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또 하나 외부에서 이 신임 감독에게 쉽게 가질 수 있는 오해 가운데 하나는 ‘성격이 강해보인다’는 측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막힘 없는 달변과 함께 자신만의 주관으로 구단 전력강화 세미나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는 이 신임 감독은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나 개별적인 소통 시에나 합리적으로 대화를 하고 설득하는 말하기를 한다는 평을 받는다.

의도한 바를 부드럽게 전달할 줄 알고, 분명하게 강조할 줄 알고 확실한 의미를 전달하는데도 능하기에 전체적으로 ‘인상이 부드럽다’는 평을 더 많이 받았던 이 신임 감독이다. 또한 항상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면서도 매사에 당당하고 성실한 모습들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인화의 리더십’이 이 신임 감독이 가진 최고의 능력이라는 게 안팎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들이다.

무엇보다 이 감독은 경직된 부분이 있었던 기존의 타이거즈 문화를 깰 적임자로도 꼽힌다. 현역 시절에도 그 같은 문화를 타파하려 애썼던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로 재직하면서도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팀의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감독으로서도 마찬가지로 권위 보단 앞장 서는 리더십으로 KIA에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심어줄 것이란 기대가 큰 이유다.

선임 직후 이 신임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감독은 “구단과 팬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신임 감독 선임이 발표되자 야구계에선 ‘결국 언젠가는 될 인물이 됐다’는 평이 쏟아져 나온다. 이처럼 준비된 지도자, 차기 감독감으로 꼽혔던 ‘81년생 이범호’ 신임 감독이 KIA에 어떤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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