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 투혼' 이겨낸 이가영, '버디 9개' 윤이나·최예림 뿌리치고 '눈물의 2승' [IS 청라]

입력
2024.07.07 16:31
수정
2024.07.07 16:31
이가영. KLPGA 제공


이가영(25·NH투자증권)이 역대급 명승부 끝에 통산 2승을 차지했다. 

이가영은 7일 인천 서구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 6725야드)에서 끝난 2024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작성,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이가영은 최예림(25·대보건설) 윤이나(21·하이트진로)와 펼친 연장 1차전에서 홀로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8년 투어에 입회한 이가영은 2022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역대급 최종 라운드였다. 3타 차로 여유 있게 마지막 날을 시작한 이가영이 중반까지 이븐파로 주춤한 사이, 최예림과 윤이나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두 선수 모두 보기 없이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이가영을 위협했다. 특히 윤이나는 무려 9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코스 레코드를 작성,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윤이나. KLPGA 제공


이가영에겐 위기였다. 12번 홀(파3)에서야 이날 첫 버디를 작성했지만, 16번 홀(파4)에서 약 1.8m(2.0야드) 파 퍼트에 실패하면서 선두권에서 낙마했다. 이가영은 17번 홀(파3)에서 약 6m(6.6야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사회생, 최예림, 윤이나와 함께 18언더파 공동 선두로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전 퍼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8번 홀(파3)에서 세 선수 모두 페어웨이와 그린에 공을 잘 안착시켰지만 퍼트 정교함에서 이가영이 앞섰다. 윤이나와 최예림이 파를 기록한 사이 이가영이 약1.2m(1.3야드)의 버디 퍼트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우승했다. 

이가영은 대회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22년 우승 이후로 경기가 잘 안 풀렸다. 잘 안된 순간이 많았는데 갑자기 모두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5월 중순엔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가영은 뼈가 붙는 동안 '깁스 투혼'으로 계속 대회에 출전하며 감각을 유지했고, 이날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최예림. KLPGA 제공


그는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응원 많이 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힘냈다. 함께 응원하러 온 친오빠에게도 고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6번 홀 보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도 설명했다. 이가영은 "16번 홀 보기로 2위로 떨어졌다. 17번 홀 버디로 다시 1위로 올라섰는데, 내게도 한 번의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연장 전에선 오히려 떨지 않고 임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한편, 윤이나와 최예림은 또다시 연장 고비를 넘지 못했다. 윤이나는 2주 전에 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4차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했고, 최예림은 지난주에 끝난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골프에서 준우승했다. 두 선수 모두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연장전에서 함께 만난 두 선수는 준우승의 설움을 씻는 듯했지만, 이번엔 이가영의 뒷심에 밀렸다. 윤이나와 최예림 모두 시즌 세 번째 2위를 기록했다. 

청라=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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