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배임·횡령, 직장 내 괴롭힘 등이 확인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해임을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징계 실효성 우려에 "대한체육회도 (우리와) 의견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된 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8월 12일부터 조사단을 꾸린 문체부는 국가대표 관리, 제도 개선,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 협회 운영 실태,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후원 물품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김택규 회장을 지난 29일 송파 경찰서에 의뢰하는 한편, 보조금법 위반의 책임을 물어 배드민턴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에 해임을 요구했다.
아울러 노무법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도 사실로 밝혀졌다면서 28일 근로기준법에 따라 관계기관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해임 요구의 실효성이다.
해임 요구 주체인 배드민턴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협회 소속이고,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도 문체부와 갈등을 빚고 있어 해임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행 불응 시 문체부가 강제할 권한은 없다.
이 국장은 "대한체육회에 징계관할권 상향을 요구했으나 지난 10월 체육회가 거부했다"며 "공정위가 김 회장의 해임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체육회 규정에 따라 3개월 이후 체육회가 직접 재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체육회가 여태껏 징계 관련해서 개입한 적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가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했는데, 관리 단체 지정 또한 체육회에 권한이 있다. 체육회가 불응할 경우 관리 단체 지정도 못한다는 의미다.
이 국장은 "협회가 시일을 끌고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체육회에 관리 단체 지정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관리단체 위원을 파견할 때 체육회가 독단적으로 선정하지 못하고 문체부와 협의해서 보내는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회도 회원종목단체 관리 책임을 자부하고 강조해 왔다. (배드민턴협회 사태의) 책임은 체육회도 있다"며 체육회가 배드민턴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