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얼핏 선남선녀 배우가 주연한 달콤한 로맨스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 아닌 사랑보다 아름다운 ‘아주 특별한 우정’을 그렸다.
1일 개봉된 영화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재희(김고은)와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성장해 나가는 13년 간 이야기를 담았다. 진짜 ‘절친’이 되기 위해 극 중 재희와 흥수처럼 만나자마자 함께 클럽에 갔다는 이들은 “둘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격인데도 처음부터 춤추는 모습까지 보니 친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웃었다.
김고은은 다른 사람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생각”을 밀어 붙이는 재희 모습에서 자신의 20대 시절을 떠올렸다고 돌이켰다.
“저도 20대에는 제 생각만 맞는 것 같고, 어른들이 한마디 하면 ‘어른들은 내 마음을 몰라!’ 생각하기도 했어요. 내 생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 억울해하기도 했죠. 그런 재희의 불안하고 불완전한 20대를 저 또한 겪어 왔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도 ‘재희가 참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도 그는 “그래도 난 학교 다닐 때 나름 모범적인 학생이었다”며, 자신의 대학 생활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밤 클럽과 술집을 오가는 재희의 ‘익사이팅’한 대학 생활과 ‘정반대’였다고 웃었다.
“저는 대학 때 할머니랑 살기도 했고 겁이 많은 스타일이라서 클럽을 다니며 놀진 못했어요. 강남역 근처에 살며 통학했었는데 아침에 학교 가려고 나오면 강남역 클럽에서 막판까지 놀던 사람이 우르르 쏟아지는 걸 보곤 했거든요. 괜히 겁나서 땅만 보고 지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재학 당시 인기가 많아 ‘한예종 여신’으로 불렸다는 일각의 ‘루머 아닌 루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에는 대학 동기인 이상이가 유튜브 예능 ‘핑계고’에 출연 “김고은이 진짜 인기가 많았다. 내가 보증한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가 인기가 좀 있다 걸 인지하긴 했죠. 하하! 하지만 ‘한예종 여신’ 이런 건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여신’이라는 표현도 안 썼거든요. 그냥 ‘쟤 누구야?’라는 말이 많이 들린 정도였죠.”
다른 사람에게 금방금방 반하고, 한 번 좋아한 남자 친구에게 모든 걸 내어주는 재희의 ‘사랑법’도 자신과는 다르다고 했다.
“우리 재희가 다 좋은데 남자 보는 눈이 아쉬워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오래 봐야 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죠. 저는 소개팅이나 미팅도 해본 적 없어요.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할 때 고려하는 1순위는 ‘이 사람 만나면서도 나 다 울 수 있어야 한다’에요. 제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만이 ‘진짜 관계’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