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윙어 엄지성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스완지 시티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6일(한국시간) "스완지 시티의 윙어 엄지성이 국가대표팀 경기 중 무릎 인대 부상을 입어 6주 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엄지성은 지난 10일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3차전에서 부상을 입은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을 대신해 교체로 나왔으나 상대의 거친 파울에 쓰러졌다.
엄지성은 정밀 진단 결과 부상을 입으면서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됐고, 이후 소속팀 스완지로 돌아가 검진을 받은 후 6주 아웃 판정을 받았다.
매체에 따르면 스완지를 이끄는 루크 윌리엄스 감독은 "엄지성은 무릎을 다쳤기 때문에 무릎을 치료할 것이고, 6주 안에 다시 경기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엄지성이 빨리 구단으로 돌아와 재활 과정을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며 "엄지성은 지금 가능한 최상의 상태에 있다. 바라건대 우리는 그가 장기적인 문제 없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또 "엄지성은 시즌 초반 꾸준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 당일에 우리를 흥분시키는 선수이며, 자신에게 자연스럽지 않은 곳에서 뛰는 법을 배웠다라며 "엄지성은 훌륭했다. 우리는 엄지성이 그렇게 빨리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방식을 그리워할 것이다. 하지만 엄지성은 빨리 돌아올 것"이라며 엄지성을 치켜세웠다.
광주FC가 자랑하는 재능이었던 엄지성은 광주금호고등학교 출신으로 2021년 졸업 직후 1군으로 콜업, 프로 첫해에 37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신성의 탄생을 알렸다.
2022시즌부터는 K리그의 명장 이정효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광주의 핵심 자원으로 등극했다. 그해 엄지성은 K리그2에서 28경기 9골 1도움을 올려 광주의 K리그2 우승을 이끌었다. 공로를 인정받아 2022시즌 K리그2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고, K리그2 영플레이어상도 엄지성의 차지였다.
당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파울루 벤투 감독도 엄지성의 재능을 주목했다. 엄지성은 2022년 11월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깜짝 발탁됐다. 아이슬란드전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엄지성은 그 경기에서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팬들 앞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2023년에도 엄지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승격팀인 광주가 돌풍을 일으킨 끝에 K리그1에서 역대 최고 성적(3위)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엄지성의 공로가 적지 않았다. 엄지성은 2024시즌에도 팀의 주축 멤버로 뛰면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도 출전하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7월 유럽에서 엄지성에게 오퍼가 도착했다. 기성용(FC서울)이 과거 몸담았던 스완지였다.
이전부터 유럽 진출을 원했던 엄지성이 스완지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광주는 시즌 도중 핵심 전력인 엄지성을 내보내는 걸 원치 않았지만, 선수의 미래를 위해 엄지성의 이적을 허가했다.
유럽에 진출한 엄지성은 시즌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윌리엄스 감독의 신임을 등에 업고 등번호 10번을 받은 엄지성은 합류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스완지 현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24-25시즌 개막 후 엄지성은 리그 9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8월 질링엄(4부리그)과의 카라바오컵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로 나와 도움을 올리며 스완지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엔 브리스톨 시티와의 챔피언십 9라운드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도우며 리그 1호 도움을 올렸다. 데뷔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스완지 주전 윙어로 자리를 잡았기에 엄지성의 무릎 부상 소식은 모두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BBC도 "엄지성은 지난 7월 한국 1부리그 클럽인 광주FC에서 이적한 후 올시즌 지금까지 스완지의 모든 챔피언십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라며 "그러나 그는 한국 대표팀에서 부상을 당해 스완지의 향후 리그 9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엄지성의 이탈은 스완지에 큰 타격이다"라며 "엄지성은 시즌 초반 공격력이 부족했던 스완지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라며 엄지성의 부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일부는 이번 부상이 엄지성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스완지에서의 좋은 흐름을 끊는 부상일 뿐마 아니라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선수들이 많은 무릎 부상이라는 점이 이유이다.
하지만 엄지성이 아직 22세로 젊기 때문에 회복세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축구는 겨울에도 계속되기 때문에 부상에서 돌아온 뒤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면 윌리엄스 감독의 기대처럼 다시 스완지의 핵심 전력으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