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마르코 쿠르토(체세나)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쿠르토는 지난 7월 울버햄프턴과의 프리 시즌 연습 경기에서 황희찬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혐의가 인정되었다.
FIFA는 "쿠르토가 차별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한 책임이 인정돼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 징계 중 절반인 5경기는 2년간 출전 정지 조치의 집행이 유예된다고 덧붙였다. 당시 경기는 후반 23분에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울버햄프턴의 다니엘 포덴세가 격분해 쿠르토에게 주먹을 날린 후 퇴장당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울버햄프턴의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는지 확인했고, 황희찬은 마리오 르미나로부터 주장 완장을 이어받아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울버햄프턴의 축구 분야 최고 책임자 맷 와일드는 FIFA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런 징계는 축구에서 인종차별이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울버햄프턴은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코모 구단은 쿠르토가 동료 수비수에게 "무시해, 황희찬은 스스로를 재키 챈(홍콩 스타 청룽)이라 생각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코모는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동료들에게 '차니'라고 불리는 것을 듣고 쿠르토가 이 같은 발언을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쿠르토는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후, 문제의 연습 경기가 열린 지 1주 만에 코모를 떠나 이탈리아 2부 리그 팀인 체세나로 임대 이적했다.
사진 = AFP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