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유럽에 이런 팀은 없었다...'44경기 무패' 레버쿠젠, UEL 4강 진출!→'트레블'도 노린다

입력
2024.04.19 12:55
수정
2024.04.19 12:55
사진=게티이미지.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포포투=김아인]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레버쿠젠은 19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합산 스코어 3-1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한 레버쿠젠이었다. 앞서 홈에서 웨스트햄을 상대했던 레버쿠젠은 0-0 상황이 계속되자, 후반 31분 빅터 보니페이스와 조나스 호프만을 투입했다. 알론소 감독의 교체술은 완벽히 적중했다. 후반 38분 호프만이 결승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보니페이스가 쐐기골을 꽂으면서 2-0 승리를 장식했다.

2점을 앞선 채 원정을 떠난 레버쿠젠. 이번에도 하늘은 레버쿠젠을 도왔다. 전반 13분 웨스트햄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밀리기 시작했다. 웨스트햄이 한 골을 더 넣는다면 합산 스코어가 동일해져서 연장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승부의 균형이 좀처럼 깨지지 않던 찰나, 종료 직전 레버쿠젠이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정규시간이 끝나기 직전 후반 44분 제레미 프림퐁이 천금같은 동점골을 만들면서 1-1이 됐다. 결국 경기가 그대로 종료되면서 3-1로 레버쿠젠이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사진=스쿼카.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또 하나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에 더해 현재까지 44경기 동안 무패를 달리게 됐다. 이 기록은 유럽 10대 리그에서 가장 높다. 지난 2011-12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던 유벤투스가 43경기 무패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레버쿠젠이 무승부 한 경기를 더 추가하면서 이제 레버쿠젠이 최장 무패 팀에 오르게 됐다. 21세기에 들어 어느 팀도 해내지 못한 전례 없던 역사다.

신입 감독 치고는 대단한 성과다. 선수 시절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린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10월에 레버쿠젠에 처음 부임했다. 이전까지는 레알 마드리드 유스 팀 코치와 레알 소시에다드 B팀 감독을 지냈던 게 코치 경력의 전부였다. 그는 부진했던 레버쿠젠을 지휘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에는 놀라운 돌풍을 일으켰다. 플로리안 비르츠, 제레미 프림퐁 등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해 줬고, 알렉스 그리말도, 조나스 호프만, 빅터 보니페이스 등 신입생들의 활약이 더해졌다. 그 결과 레버쿠젠은 개막 후 단 한 번도 공식전에서 패하지 않았다. 전반기 동안 분데스리가에서는 뮌헨을 따돌리면서 1위로 마무리했고, 여기에 DFB 포칼 컵 8강 진출, 유로파리그 8강 진출까지 이뤄냈다.사진=게티이미지.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후반기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됐다. 레버쿠젠은 지난 베르더 베르멘전에서 분데스리가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전반 25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은 보니페이스가 선제골을 만들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 후반전에만 4골이 연달아 나왔다. 그라니트 자카의 추가골을 시작으로 비르츠가 해트트릭을 터뜨리면서 골 잔치가 벌어졌고, 레버쿠젠은 그렇게 5-0 대승을 장식했다.

분데스리가는 한동안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독주 체제가 지속됐다. 레버쿠젠은 리그에서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최근 5년 동안 3위~6위에서 겉돌았지만, 이번 시즌은 시작되자마자 25경기 무패를 달리며 독일 축구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고, 역대 최장기간 무패를 기록했다. 결국 이날 승리로 25승 4무를 달린 레버쿠젠은 구단 창단 후 사상 처음으로 조기 우승까지 확정했다.

독일의 많은 인사들이 레버쿠젠에 축하를 전했다.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독일축구협회(DFB) 회장,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그리고 DFB 스포츠 디렉터 겸 레버쿠젠 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는 루디 펠러 등이 레버쿠젠의 우승을 축하했다.사진=게티이미지.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뮌헨 경영진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뮌헨 회장 얀-크리스티안 드레센은 "레버쿠젠 전체를 축하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흠잡을 데 없는 시즌을 보냈다. 팀은 용기와 품위,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관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당연히 독일 챔피언이 되었다. 내 동료인 페르난도 카로와 소속 선수였던 사비 알론소에게도 개인적인 축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이것을 계기로 더 열심히 일하고, 우승컵이 우리에게 돌아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뮌헨의 막스 에베를 스포츠 디렉터는 "레버쿠젠은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뮌헨이 먼저 축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특히 사비 알론소와 ​​그의 코칭스태프, 그리고 팀 전체에게 축하를 전한다. 뮌헨의 연속 우승은 깨졌지만, 이제 우리는 다시 경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경기 후 레버쿠젠은 광란의 파티를 벌였다. 영국 '더 선'은 "레버쿠젠의 남은 일정은 선수들이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즐기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알론소 감독은 두 차례나 맥주를 뒤집어쓰는 피해를 입었다. 첫 번째는 그가 라커룸에 들어왔을 때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그의 머리로 라거 맥주를 들이부었을 때였다. 두 번째는 기자회견 도중 선수들이 그에게 달려와 맥주에 담갔다"고 전했다.사진=게티이미지.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어 "보니페이스도 그의 머리 위로 맥주를 쏟아부었다. 온라인의 또 다른 영상에는 에드몽 탑소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스타들이 함께 노래하고 더 많은 맥주를 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남은 시즌 트레블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레버쿠젠은 DFB 포칼 컵 결승전에 진출한 상태인데, 상대가 2부 리그 소속 카이서즐라우테른이라 레버쿠젠이 이길 확률이 높다. 유로파리그 준결승에서는 AS로마를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아탈란타와 마르세유 중 한 팀을 상대하게 된다.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레버쿠젠의 돌풍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스포츠 베팅 업체 'betting odds'에 따르면, 레버쿠젠의 시즌 시작 직후 트레블 확률은 0.005%였다. 만약 레버쿠젠의 트레블 가능성에 10파운드(약 1만 7천 원)를 걸고 레버쿠젠이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182,070파운드(약 3억 1000천만 원)를 받았을 거라고 업체는 설명했다.사진=게티이미지.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놀라운 결과에 최근에는 빅 클럽들이 후임 감독으로 알론소 감독을 주목하기도 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나는 리버풀과, 투헬 감독의 뮌헨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알론소 감독은 직접 잔류를 발표했다. 그는 호펜하임전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내 미래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었던 시즌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말 많은 경기를 치렀다. 우리는 매우 바쁘고 집중했다. 나는 A매치 기간을 이용해 내 미래에 대해 조금 생각했고, 지난주에 나는 시몬 롤페스(스포팅 디렉터), 페르난도 카로(CEO)와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들에게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리버풀이나 뮌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빅클럽이고 그들과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 있다. 지금은 내 미래를 결정할 때가 아니다. 나는 레버쿠젠에서 발전하고 싶다. 많은 추측이 있었다.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이곳이 나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아직 끝이 아니고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이면서 빅 클럽 부임설을 일축했었다.사진=게티이미지. '44경기' 무패를 달린 바이엘 레버쿠젠이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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