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후 카타르에서 ‘글로벌 숙적’ 미국과 맞붙는 이란 축구 대표팀이 안팎으로 거센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명문 구단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24일 최근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했다고 의혹을 받는 이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하는 걸 막아달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촉구했다. 샤흐타르 구단주 세르게이 팔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파괴하는 데 사용한 드론이 이란산”이라며 “FIFA는 이란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드론 사용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 제재를 받고 있다. 두 기관이 주최하는 모든 대회에 나설 수 없다. 러시아는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도중 추출됐다. 샤흐타르는 “이란 대신 유럽예선 최종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우크라이나가 월드컵에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흐타르는 “이란 출전 불허는 선한 사람을 죽인 국가에 대해 세계적인 이목을 끌 수 있는 정당한 결정”이라고 FIFA를 압박했다.
FIFA는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FIFA가 군사적 행동으로 인해 특정 국가가 월드컵에 나서는 걸 불허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제연합(UN)이 발칸 반도 전쟁을 일으킨 유고슬라비아를 1994년 월드컵 예선에 출전하지 못하게 한 적은 있다. 일반적으로 FIFA는 축구대표팀 활동을 정부 차원에서 방해한 국가에 대해서는 제재를 내렸다. 다만 이란은 일단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통과했고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했다는 증거가 없다. 만에하나, 이란이 출전정지를 당한다면, 대타는 같은 아시아대륙 차순위국 아랍에미리트(UAE)가 되는 게 맞다고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란은 최근 자국민이 FIFA로 보낸 서한 때문에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다. 20대 여성 의문사에 이은 여성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란 정부가 과하게 제압했고 여성 축구장 출입을 강하게 제한하는 데 대한 항의 표시다. 서한은 이란 여성시민단체와 축구 팬, 축구 등 스포츠계 인사들 이름으로 보내졌다.
이란은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에서 11월21일부터 잉글랜드, 웨일스, 미국과 격돌한다. 잉글랜드 독주가 예상되고 미국 또는 웨일즈가 남은 16강 진출 티켓 한장을 다투리라 점쳐진다. 최종전 이란-미국전은 최하위가 유력한 이란, 이란을 꺾어야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큰 미국 간 긴장감 넘치는 한판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