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한국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역수출 신화’로 꼽히는 이들 두 명에 이어 또 하나의 역수출 신화가 탄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지난해 NC의 에이스로 활약한 카일 하트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5일 선발 자원인 스티븐 콜렉을 트리플A로 내려보내면서 랜디 바스케스와 하트를 나란히 4~5선발로 결정했다.
하트는 지난해 NC에서 26경기에 등판해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 182탈삼진을 기록했다. 탈삼진에서 1위, 평균자책점에서 2위, 다승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NC는 시즌 후 하트와 재계약하려 했지만,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꾸던 하트는 NC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샌디에이고와 1+1 계약을 맺고 MLB 도전에 나섰다.
샌디에이고는 당초 하트를 선발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바스케스나 콜렉 같은 투수들도 있었기에 시범경기에서의 경쟁을 통해 최종 결정하려했다.
사실 하트는 시범경기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2경기에 등판해 7.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이 9.39에 불과했다. 원래대로라면 하트는 경쟁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어야 했다.

하지만 다르빗슈 유가 부상으로 시즌 시작을 함께 할 수 없게 됐고, 여기에 맷 왈드론과 자니 브리토 역시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 경쟁자원이 하트와 바스케스, 콜렉 3명으로 좁혀졌다. 그리고 결국 하트가 최종적으로 선택을 받았다. 운이 따랐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28일부터 31일까지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개막 4연전을 치른다. 원래 샌디에이고의 선발 로테이션은 마이클 킹과 딜런 시즈, 다르빗슈, 닉 피베타까지의 1~4선발은 확고했는데, 다르빗슈가 이탈하면서 3선발에 누가 나갈지 물음표인 상황이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피베타가 3선발로 나가는 것이 맞는데, 피베타는 이날 마이너리그에서 등판을 해 실질적으로 31일 4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것이 맞다. 실제로 MLB닷컴은 이런 이유로 인해 30일 경기에 하트나 바스케스가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것은 다행인 일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다르빗슈가 돌아오고 왈드론과 브리토의 부상도 완쾌되면 하트의 입지는 다시 불안정해진다. 결국 찾아온 기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