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피츠버그 파이리츠 최대 격전 포지션은 배지환이 노린 외야가 아닌 1루였다.
피츠버그는 지난 시즌 131경기를 소화한 로우디 텔레즈와 결별하고 스펜서 호위츠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런데 지난 2월 호위츠가 오른쪽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졸지에 1루수가 공석이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데릭 홀을 비롯해 DJ 스튜이트, 아담 프레이저에 신인 빌리 쿡과 닉 요크 등이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백업 포수인 엔디 로드리게스는 이 구상에 없었다. 데릭 쉘튼 감독도 "로드리게스가 1루수 경쟁을 벌이는 것이 계획됐다고 했다면 거짓말이다"고 인정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개막이 다가오면서 1루수 경쟁을 벌였던 선수들이 하나 둘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신예들을 시작으로 데릭 홀도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따라서 로스터에 남아 있는 DJ 스튜어트가 1루수를 차지한 것이 아닌가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스튜어트는 지난 시즌 5홈런 타율 0.177로 부진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1홈런 타율 0.250으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없었다.
그런데 25일 예상을 깨고 피츠버그가 스튜어트를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그러면서 1루수로 떠오른 선수가 로드리게스다. 로드리게스는 15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타율 0.290 출루율 0.450, 장타율 0.516로 맹타를 휘둘렀다.
로드리게스는 주 포지션이 포수이지만, 마이너리그에서 1루수도 꾸준하게 소화했다. 2023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백업 포수로 맡으면서 1루수로도 2이닝을 수비했다.
동시에 스튜어트와 함께 또 다른 백업 포수인 헨리 데이비스도 트리플A로 갔다. 1루수와 함께 포수를 볼 수 있는 로드리게스가 로스터에 살아남으면서 로스터 한 자리가 더 생긴 것이다.

피츠버그 트리뷰 라이브는 25일(한국시간) 로드리게스가 1루수를 맡게 된 효과를 조명하면서 "피츠버그는 모든 옵션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로드리게스가 1루수로 뛰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선수가 한 명씩 실패했다"며 "3루수인 자레드 트리올로는 지난 시즌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내야와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1루에 머무르는 것은 그의 가치를 높여주는 다재다능함이 제한된다. 또 스위치 타자인 로드리게스는 우타자인 트리올로를 보완해주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로드리게스다 두 포지션을 뛸 수 있는 능력은 피츠버그가 최종 로스터 결정에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피츠버그는 타석과 수비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배지환과 잭 스윈스키를 로스터에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는 좌익수 토미 팜, 중견수 오닐 크루즈, 우익수 브라이언 레이놀드로 외야를 완성해 뒀다. 배지환은 빌리 쿡, 조슈아 팔라시오스, DJ 스튜어트, 닉 놀락, 잭 스윈스키 등과 예비 외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스윈스키와 배지환 중 한 명이 개막 로스터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로스터 조정으로 사실상 두 선수가 개막전 로스터에 함께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도 "월요일 저녁(현지시간) 피츠버그가 DJ 스튜어트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보냈다고 발표한 후, 마지막 두 포지션 선수 자리는 잭 스윈스키와 배지환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트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로도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친 반면 스윈스키와 배지환은 모두 외야수"라고 설명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