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가 또 한 명의 주축전력을 잃었다. 베테랑 투수 맥스 슈어저(40)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3일(한국시간) "텍사스 구단이 팀의 베테랑 오른손 투수 맥스 슈어저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투구하는 오른쪽 어깨에 쌓인 피로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벌써 메이저리그 17년차가 된 베테랑 슈어저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허리수술을 받았다. 오랜 시간 재활과정을 거친 그는 지난 6월 24일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당시 총 5이닝을 던진 슈어저는 단 1개의 안타와 볼넷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의 나이를 무색케하는 호투였다.
이후 등판이 거듭될 수록 투구이닝과 투구수도 늘려가던 슈어저는 지난달 21일 볼티모어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단 2이닝 투구에 그치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투구내용도 좋지 않았다. 슈어저는 이날 2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4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슈어저는 부상자 명단에 오른 3일 현재 올 시즌 총 8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3.8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그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슈어저의 소속팀 텍사스는 지난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경사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는 슈어저를 비롯 다수의 주축선수들이 시즌 내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리는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다.
텍사스는 3일 현재 올 시즌 52승 58패 승률 0.473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5개 팀 가운데 3위에 올라있다. 1위 휴스턴과의 승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아메리칸리그에 배정된 3장의 와일드카드를 차지하기 위한 레이스에서도 상위 3개 팀에 무려 9경기 차이로 벌어져 있어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요원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슈어저의 이탈은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슈어저는 이후 '디트로이트-워싱턴-LA 다저스-뉴욕 메츠'를 거쳐 지난해 시즌 중반 텍사스로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슈어저는 3일 현재 메이저리그 17시즌 통산 216승 112패 평균자책점 3.16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현존하는 빅리그 투수 가운데 저스틴 벌렌더(41. 휴스턴)와 함께 최고의 오른손 투수로 꼽힌다.
수상기록도 화려하다. 올스타에 총 8회 선정된 것을 필두로 월드시리즈 우승도 2번이나 차지했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 상'을 무려 3번이나 품에 안았을 만큼 한 동안 그의 적수가 없었다. 다승왕 4회와 탈삼진왕 3회 수상이 그의 화려했던 전성기 이력을 대변해 준다. 그 어렵다는 '노히트 노런'도 두 번이나 달성했다.
하지만 그 또한 세월 앞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 2022년 시즌 총 23회 선발 등판하며 '에이징커브'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슈어저는 지난해에는 선발 등판 19회에 그치며 그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올해도 선발 등판 8회만 소화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말았다.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슈어저는 빨라도 이달 말이나 되야 복귀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고 해도 다음달이면 정규시즌이 끝나기 때문에 많이 등판해야 올 시즌 선발 등판 13~14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 못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리그를 평정하며 최고의 오른손 투수로 군림했던 슈어저. 그가 현역에서 뛸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가는 세월 앞에는 모두가 평등해 보인다.
사진=맥스 슈어저©MHN스포츠 DB<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