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턴 부키리치 공수 맹활약

PO 1차전 잡고 챔프전행 눈앞



‘완전체’ 정관장은 강했다.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극적으로 복귀한 정관장이 여자배구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0(26-24 25-23 25-19)으로 완파했다.

정관장은 정규리그에서 ‘셧 아웃’으로 현대건설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상대를 압도한 셈이다.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PO 1차전 최대 관심사는 부키리치와 박은진이었다. 둘은 지난달 차례로 발목 인대를 다쳐 한 달 넘게 실전에서 뛰지 못했다. 팀 훈련도 1차전 바로 전날에야 처음 소화했다. 출전할 수 있느냐부터 의문이었다.

그러나 부키리치와 박은진은 코트에 나섰고 제 몫을 다했다. 부키리치가 11득점, 박은진도 블로킹 2개를 포함해 3득점으로 활약했다.

부키리치의 복귀는 특히 의미가 컸다. 공격 점유율 30.39%를 가져가며 주포 메가의 부담을 덜어줬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수비 기여도는 공격 이상이었다. 팀 내 가장 많은 22차례 상대 서브를 받아냈다. 정확하게 올린 리시브 7개로 리시브 효율 31.82%를 기록했다.

실전 감각이 없을 텐데 제대로 리시브를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부키리치는 자신이 왜 ‘배구 천재’로 불리는지 증명해 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경기 후 “한 달이 넘도록 연습을 못 했는데 그 정도로 리시브 하는 걸 보면 배구 센스가 확실히 있다”고 감탄했다.

부키리치가 가세하면서 정관장 전체의 경기력은 몰라보게 안정화 됐다. 부키리치가 빠졌던 정규리그 6라운드 6경기 23세트 동안 정관장의 범실은 모두 127개였다. 그러나 이날은 범실을 13개로 최소화했다.

부키리치의 활약에 현대건설은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의 공백이 더 아쉬웠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시브가 흔들렸고 세터 김다인의 토스도 흔들렸다. 주포 모마의 공격력도 반감됐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모마의 공격 범실도 부정확한 볼이 올라오다보니 타점이 내려가고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나온 것이다. 리시브 정확도가 좋지 않아 김다인도 많이 답답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위파위는 지난달 7일 경기 중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현대건설은 위파위를 대신할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하려 했지만 마지막까지 적당한 자원을 찾지 못했다.

정관장은 1차전 승리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V리그 여자부 역대 18차례 PO에서 모두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다. 정관장은 내친 김에 2차전까지 따내고 바로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려 한다. 플레이오프는 정신적, 체력적 소모에 있어 정규리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1경기 더 치르고, 덜 치르고의 차이가 크다.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누가 올라오든 3차전까지 꽉꽉 채우고 오면 좋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정관장 주장 염혜선은 이날 경기 후 “2차전까지 따내서 조금이라도 더 휴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희진 감독도 “2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PO 2차전은 27일 정관장 홈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