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또 얼마나 성장할까요? - 우리 팀의 벽이죠!” 배유나X타나차의 두 번째 우정

입력
2025.01.29 06:00


배유나와 타나차가 끈끈한 우정으로 팀 승리를 합작했다.

배유나와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은 한국도로공사의 후반기 반등을 이끄는 핵심이다. 전반기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배유나는 모두가 지치기 시작하는 후반기에 오히려 스퍼트를 하며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고, 3라운드부터 팀에 합류한 타나차는 팀에 필요했던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선수는 28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도 동반 활약을 펼쳤다. 배유나는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렸고, 유효 블로킹은 경기 최다인 9개를 기록했다. 특히 2세트 중반을 지배한 연속 득점과 경기를 끝내는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타나차는 팀 내 최다인 15점을 터뜨리며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리시브 효율도 62.5%로 상당히 높았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가 밝은 표정으로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먼저 배유나가 “3라운드까지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하면 항상 제 실력을 못 보여주고 고전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 3-0으로 쉽게 이길 수 있어서 의미가 큰 것 같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고, 이어서 타나차도 “연승도 값지지만, 4라운드에 다른 라운드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배유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눴다. 배유나는 이날 2세트에 그야말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5-14에서 오픈 공격-이동공격-블로킹-블로킹으로 내리 4점을 뽑으며 완벽하게 코트를 지배했다. 또한 3세트 26-25에서는 경기를 끝내는 다이렉트 공격을 과감하게 성공시켰다.

배유나는 밝은 표정으로 플레이를 복기했다. 그는 “1세트를 이겼는데도 2세트 초반이 좀 끌려가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그냥 주어진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공격과 블로킹을 잘해야겠다는 마음만 먹었는데, 하고 보니 4연속 득점이더라(웃음). 덕분에 분위기가 올라왔던 것 같다”며 2세트의 연속 득점을 먼저 돌아봤다.

이어서 배유나는 “다이렉트 공격 찬스가 넘어오는 상황이었는데, 중요한 순간에 다이렉트는 절대 놓치면 안 된다고 늘 생각해왔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고, 블로커도 따라붙지 않아서 꼭 끝내겠다는 마음이었다. 3세트를 지면 다음 세트는 어쩔지 또 몰랐기 때문이다”라며 3세트를 끝낸 마지막 한 방을 때린 마음가짐도 소개했다.

배유나와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함께 ‘슬로우 스타터’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냈지만, 4라운드를 기점으로 반등에 제대로 시동을 걸었다. ‘슬로우 스타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인 배유나는 “시즌 초반에는 뭔가 모를 불안감이 좀 컸던 것 같다. 그렇게 한 두 경기가 안 되다 보니까 그게 좀 길게 이어진 것 같다. 그래서 브레이크 때 (김)다은이랑 많은 시간을 준비했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이후 그렇게 한 두 경기에서 리듬이 찾아지니 이번에는 좋은 리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고 페이스가 올라온 비결을 전했다.

이후 타나차와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타나차는 4라운드 초반부에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두 경기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그는 “브레이크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라운드 초반에는 몸이 좀 무거웠던 것 같다. 다행히 라운드 후반부에는 오히려 웨이트의 순기능이 잘 드러난 것 같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부진과 반등의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23-24시즌, 1년차 시즌을 치른 타나차가 팬들에게 보여준 가장 큰 매력은 매 순간 승리에 대한 간절함과 배고픔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중도에 합류한 2년차 시즌인 이번 시즌에도 타나차는 여전히 간절함이 가득한 배구를 하고 있다. 그 원동력이 궁금했다.

질문을 받은 타나차는 미소를 지으며 “자만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는 말이지만, 나는 한국에 이기러 왔다. 또 한국도로공사를 도우러 왔다. 그러기 위해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꼭 공격이 아니더라도, 모든 면에서 이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그 원동력은 승리에 대한 갈망임을 드러냈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은 뒤, 두 선수는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도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배유나는 타나차에 대해 “지난 시즌에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조금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시즌에 다시 만나니 엄청 성장해 있더라. 특히 리시브가 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했다. 왼쪽에서의 공격 요령도 많이 터득한 것 같다. 내년엔 또 얼마나 성장할지 궁금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유나의 이야기를 듣고 활짝 웃은 타나차는 “(배)유나 언니는 나이가 있는 선수지만,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몸 상태를 늘 유지하는 선수다. 늘 최선을 다하고, 불평하지 않는다. 정말 멋있다. 언니는 우리 팀의 벽 같은 존재다. 언니가 있으면 수비 위치를 잡기도 편하다”며 찬사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는 언니가 유효 블로킹을 해줬는데 내가 수비를 못했다. 미안하다”며 애교 섞인 사과까지 곁들였다.

끝으로 두 선수에게 팬들을 향한 명절 인사를 부탁했다. 먼저 배유나는 “연휴 기간에 승리를 선물해드릴 수 있어서 뜻깊다. 경기장까지 찾아와주신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타나차도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서브를 치러 가다가 관중석을 봤는데 많은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한국어로 전한 타나차였다.

조금은 아쉬움을 남겼던 첫 번째 시즌을 뒤로 한 채, 배유나와 타나차는 실력과 우정이 모두 자라난 두 번째 시즌을 함께 하고 있다. 다가오는 5라운드에도 두 선수의 맹활약이 이어진다면, 한국도로공사의 이번 시즌 종착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_김천/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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