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시즌에는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을까.
김연경은 직전 시즌 팀 내 유일하게 전 경기를 소화했다. 정규리그 36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 3경기와 챔피언결정전 3경기까지 모두 선발로 나서며 코트를 지켰다. 이에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얇은 선수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고, 동시에 김연경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는 김연경의 숨고르기가 가능할까. 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의 성장과 부상에서 돌아온 김다은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2003년생의 176cm 정윤주는 올해 비시즌부터 김연경 대각 자리에 들어서며 기회를 얻었다. 탁월한 점프력을 토대로 공격력은 인정을 받았다. 약점은 리시브다. V-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성장하고 있는 정윤주다.
여기에 김다은까지 코트로 돌아왔다. 2001년생의 180cm 김다은은 2023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맹활약했지만 이후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2023-24시즌 정규리그 3라운드에 복귀를 알렸지만, 온전히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비시즌에도 어깨 관리에 집중해야 했다.
그러던 김다은이 지난 GS칼텍스전과 29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교체 투입돼 ‘특급 조커’ 역할을 해냈다. 김다은은 아포짓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 혹은 정윤주 교체 멤버로 투입되고 있따. 특히 페퍼저축은행전 2세트에는 정윤주 대신 교체 투입돼 블로킹 3개, 서브 1개를 포함해 12점을 선사했다. 공격 효율은 50%, 리시브 효율도 50%였다. 흥국생명은 개막 3연승 신바람을 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김다은 활약에 웃었다. 그는 “2경기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였다. 블로킹도 3개나 잡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김다은은 “작년 VNL이 끝나고 몸이 올라온 상태였는데 거기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내 배구 인생에서 밑바닥을 쳤던 시기였다. 이후로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어깨에 신경을 쓰면서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도 들어갈 수 있었던 기회가 많았는데 어깨로 인해 많이 못 들어가서 아쉬움이 컸었다. 이번 시즌은 내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일단 지기 싫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김다은은 “올해 비시즌에도 몸이 지금 이 정도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사실 혼자 약간의 좌절을 하고 있었는데 (정)윤주가 들어가서 잘해주고 있다. 서로 도와주면서 하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오늘 경기에서는 생각한대로 잘 풀렸다. 리시브를 중점적으로 생각했고, 공격에서도 득점을 내려는 마음을 갖고 하다보니 잘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에는 정윤주 혹은 김다은이 김연경과 짝을 이루고 있다. 이 외에도 ‘이적생’ 최은지, 공수 균형을 갖춘 김미연도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흥국생명의 아웃사이드 히터 활용폭이 넓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게 된다면 김연경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일단 1라운드까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갔을 때 좋은 컨디션으로 임하기 위해서는 지난 시즌처럼 전 경기 출전시키는 것이 힘들 것 같다”며 “이번 시즌에는 쉬게 해주겠지만 페퍼전은 아니다. 페퍼는 드래프트에서 좋은 순위로 선수를 뽑았고, FA로 선수 보강을 했다.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우승이라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