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농구스타'에서 '내조의 여왕'으로 신혜인 "우리 집은 용인 아방궁"

입력
2024.07.04 12:44
용인=정시종 기자 


박철우는 동갑내기 아내 신혜인을 "여자 신치용"이라고 장난스레 표현했다. 그만큼 깐깐하고 빈틈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신 씨는 스포츠 가족에 특화된 '내조의 여왕'이다. 

2004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 선수였던 신혜인은 외모도 뛰어나 '얼짱 스타'로 유명했다. 신 씨는 2006년 부정맥 재활 치료를 받던 재활전문센터에서 박철우를 만나 6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신혜인이 2004년 12월 29일 안산 와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 스타배 2005 겨울리그 신한은행과 신세계의 경기에서 신세계 신혜인이 경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박철우와 신혜인의 열애는 엄청난 화제였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 소속이었고, 신혜인의 아버지 신치용 감독은 삼성화재 사령탑을 맡고 있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V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박철우와 신혜인은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둘은 박철우가 삼성화재로 이적한 뒤인 2011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2011년 여름, 결혼 준비 중이던 박철우와 신혜인이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13년이 흘러 신혜인은 "대형 쇼핑몰 내 주차장 내 사고로 우리 한 시간 갇혔잖아"라고 기억했다. 반면 박철우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멋쩍어했다. IS 포토


동갑내기 부부는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했지만, 신 씨는 '선수 박철우'를 정성껏 내조했다. 신 씨는 "아버지가 삼성화재 감독, 남편이 삼성화재 선수로 뛰었던 시절에는 어린 딸 둘을 데리고 서울에서 대전까지 운전해서 내려갔다"라고 떠올렸다. 박철우는 "아내가 유모차를 끌고 배구장을 찾은 날 지면 너무 미안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박철우는 이어 "한국전력에서 출전 시간이 많이 줄었어도, 아내는 내가 아니라 팀을 위해 응원하러 오더라"라며 고마워했다.

용인=정시종 기자 


박철우-신혜인 부부의 인터뷰는 집 근처 카페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약속 한 시간 전 둘의 자택으로 변경됐다. 남편 박철우를 더욱 도드라지게 하고 싶은 아내 신혜인의 마음 때문이었다. 기자가 '박철우의 배구 인생을 잘 보여주기 위해 트로피와 공을 챙겨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는데, 박철우로부터 이 말을 전해 듣을 신 씨가 장소를 변경한 것. 신 씨는 "우리 남편의 배구 인생을 단순히 공 하나, 트로피 하나로 보여줄 수 없을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박철우가 그동안 받은 각종 트로피가 놓인 진열대 앞에서 진행됐다.

두 사람의 집에는 배구 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신 씨는 "남편이 후배들을 자주 집에 데려온다. 정말 자주, 많이"라고 조용히 이를 악물며 박철우를 쳐다봤다. 부부가 모두 집을 비울 때도 후배들이 자는 방문 앞에 세면도구를 두고 나간 적도 있었단다. 인터뷰 중에도 "집에 놀러 가도 되냐'는 후배의 전화가 걸려왔다. 신 씨는 "우리 집이 용인 아방궁"이라고 웃으며 "아버지가 선수와 지도자 시절에 손님을 데리고 오면 엄마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또한 '사람이 곧 재산'이라고 늘 일러주셨다. 저도 자연스럽게 보고 배웠다"라고 말했다. 신 씨의 어머니이자 신치용 감독의 아내 전미애 씨는 국가대표 농구 선수 출신이다. 

용인=정시종 기자 


최근 신혜인 씨는 주 2~3회 유소년 농구 교실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철우는 "몇 년 전까지 중·고교 팀이 아내에게 코치를 맡아달라고 제의했다"고 귀띔했다. 신 씨는 "그동안 육아 때문에 미뤘는데 (취미 삼아 농구하는) 어린아이들을 보니까 즐겁고 재밌다"라며 활짝 웃었다.

용인=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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