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키 : [b11 현장] '슈퍼 고니' 고영준, 초장거리 질주 골! 포항 50주년 기념 경기의 영웅... '골대 2회 맞힌' 포항, 전북 꺾고 홈 만원관중 앞에서 1-0 신승 자축

(베스트 일레븐=포항)

손흥민이 '슈퍼 소니'라면 고영준은 '슈퍼 고니'였다. 고영준이 하프라인 넘어서부터 내달리는 초장거리 드리블 득점으로 포항 스틸러스 창단 50주년을 자축했다.

포항 스틸러스가 29일 오후 4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3 15라운드 경기에서 전북 현대에 1-0 신승을 거뒀다.

포항은 제카를 최전방에 놓고 백성동, 고영준, 김승대를 공격진에 함께 두었다. 이승모와 오베르단이 중원을 사수했다. 심상민, 그랜트, 하창래, 박승욱이 포백에 선 가운데, 황인재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북은 조규성이 선봉에 섰고, 문선민, 하파 실바, 박진섭, 이수빈, 이동준이 허리진에 자리했다. 김진수, 구자룡, 정태욱, 김문환이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김정훈 골키퍼가 최후방을 지켰다.

이날은 포항 구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경기로 치러졌다. 이회택, 이흥실, 황선홍, 황지수, 황진성, 신화용, 김광석 등 신구 레전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후배들의 이벤트 매치를 관전했다.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역사와 전통 있는 팀에 속한 것부터 자부심 느끼고 오늘 더 노력하지 않을까. 항상 중요한 시점에 얘기를 하면 경직되지 않을까 싶어 부담보단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얘길했다. 멋진 경기를 해보자고 메시지를 던졌다"라고 경기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전북의 김두현 감독대행은 "포항의 창단 50주년을 축하드린다. 그렇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우린 우리가 준비해 온 것들이 있다. 우리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감이 차 있다. 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좋아지고 있다. 코치진에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엿보였다.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만원 관중이 운집한 스틸야드는 뜨거웠고, 그 열기를 받아선지 포항 선수들이 전반전을 압도했다. 슈팅은 7 대 2로 크게 앞섰고, 유효 슈팅은 4 대 0이었다. 외국인 공격수 제카가 전반 10분 프리 상황에서 전북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 선언됐다. 전북은 김문환마저 류재문과 조기 교체 아웃되며 위기를 맞았다.

초반부터 동분서주했던 고영준이 전반 17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머리로 반응했다. 그러나 김정훈 골키퍼 펀칭에 가로 막혔다. 전반 32분 백성동의 프리킥도 골키퍼에게 저지 당했다.

포항은 전반 37분과 38분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맞았다. 제카와 백성동의 시도였다. 그러나 골대가 포항을 울렸다. 제카가 왼쪽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혔다. 1분 뒤 김승대가 밀어준 패스를 백성동이 슈팅으로 마무리지었지만 이 역시 골대 맞고 아웃됐다.

후반 들어 전북이 실바를 빼고 송민규를 집어 넣으며 공격에 활력이 돌았다. 이동준의 백힐 슈팅 등의 시도가 돋보였다. 포항은 후반 14분과 15분 각각 이승모와 백성동을 빼고 이호재와 신광훈을 집어 넣었다. 전북은 후반 19분과 20분 문선민과 이수빈을 빼고 구스타보와 최철순을 투입했다.

포항이 세 번째 시도 만에 골대의 저주를 풀고 전북 골망을 갈랐다. 고영준이 후반 21분 하프라인 아래서부터 수비수를 달고 질풍 같은 드리블로 상대 진영까지 내달라더니, 패스를 주지 않고 곧장 오른발 빨랫줄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을 연상케 하는 원더 골이었다.

전북은 후반 25분 이동준 대신 한교원까지 가용 가능한 자원을 총투입했다. 포항은 후반 28분 제카와 고영준을 나란히 빼고 완델손과 김준호를 내보냈다. 팀 내 득점 1위인 고영준은 이날 시즌 6호 골을 터트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북은 남의 집 잔치를 망치려고 했지만, 포항 쪽의 화력이 더 좋았다. 완델손과 오베르단 등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 시도가 돋보였다. 전북은 후반 막판 조규성이 득점을 노렸지만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포항이 고영준의 선제 결승골을 잘 지킨 덕분에 의미 있는 경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