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대전, '4호골'보다 더 기분 좋은 주민규의 '첫 도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하나시티즌의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전은 8일 1-2위간 '빅뱅'으로 불렸던 대구FC와의 맞대결에서 기분 좋은 2대1 승리를 챙겼다. 3승1패, 승점 9를 얻은 대전은 초반이기는 하지만,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 시즌 강등권 싸움을 펼쳤던 대전은 올 시즌 확 달라진 모습으로 순위 경쟁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쯤되면 울산HD-FC서울의 양강 체제를 깰 수 있는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
중심에는 역시 '국대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있다. 올 시즌 울산을 떠나 대전 유니폼을 입은 주민규는 놀라운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4경기 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4경기 기대득점이 1.29에 불과하지만, 주민규는 4골을 만드는 경이적인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포탈 기준 주민규는 유효슈팅 5번으로 4골을 기록 중이다. 대전이 기대했던 모습대로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연계였다. 황선홍 감독이 전성기에서 내려온 주민규를 품은 이유, 탁월한 결정력이 우선이지만, 특별한 연계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후반기 대전은 강한 압박을 중심으로 속도를 극대화한 역동적인 축구를 펼쳤다. 스피드가 빠르지 않고, 활동량이 많지 않은 주민규가 가세할 경우, 자칫 기존의 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황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주민규의 연계 능력이 오히려 공격의 속도를 올려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주민규는 포스트 플레이도 능하지만, 2선으로 내려와 뿌려주는 패스도 일품인 선수다.
대전은 '특급 조커' 정재희까지 가세하며, 측면 속도가 더욱 올라갔다. 하지만 막상 이 스피드를 활용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대전은 주민규의 결정력으로 꾸역꾸역 승리를 챙겼지만, 원했던 빠르고 역동적인 플레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대구전에서 마침내, 황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펼쳐졌다. 전반 9분 최건주의 결승골이었다. 주민규가 2선으로 내려와, 후방으로 침투하던 최건주에게 기가막힌 로빙 패스를 넘겨줬다. 발빠른 최건주는 이를 잡아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에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황 감독은 크게 환호했다.
주민규와 측면 공격수간의 시너지가 올라간다면 대전의 공격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대전 측면 공격수들은 만드는 플레이 보다는 해결하는데 능한 선수들이다. 주민규의 첫 도움이 의미 있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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