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감독 뽑겠다던 축협, 믿고 기다려도 되나

입력
2024.05.08 15:48
수정
2024.05.08 15:48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새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

차기 축구 대표팀 사령탑 추천 임무를 맡은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달 감독 선임 과정 중간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6일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2차 예선 원정 경기를 앞두고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5월 중 정식 감독 선임은 어려워 보인다.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감독들과는 하나둘씩 어긋나고 있고, 이들의 높은 연봉도 문제다. 협회 행정의 난맥상만 도드라질 수도 있다.



팬들이 선호하는 후보들과는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전 FC서울 감독으로 대표팀 감독직 의사를 강하게 밝혔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전 소속팀 베식타스(튀르키예)로 돌아갈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엔손하베르는 “하산 아라트 베식타스 회장이 감독직 자리를 두고 한지 플릭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누리 사힌 도르트문트 수석코치와 대화를 가졌다”며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았고, 이후 아라트 회장은 귀네슈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귀네슈는 자신의 계획에 따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머지않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던 에르베 르나르 현 프랑스 여자 대표팀 감독과는 현지 면담조차 불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위원장은 최근 직접 유럽으로 떠나 외국인 사령탑 후보들과 면접을 진행했다. 르나르 감독 측에서 일정이 맞지 않아 다른 날짜를 조율했지만, 정 위원장은 해당 날짜는 어렵다는 뜻을 밝히고 그대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나르 감독은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한국 상주 계획을 밝혔고, 최소한의 사단을 동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연봉에서도 협상의 여지를 보여줬다.





이외에도 유력 후보로 언급된 전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 제시 마시 감독 등과의 협상에서는 연봉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마시 감독은 리즈에서 350만 파운드(약 59억 원)를 받았다. 전임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이 받았던 220만달러(약 3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마시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캐나다 감독직도 고려하고 있다.

다른 후보 브루노 라즈 전 울버햄프턴(잉글랜드) 감독도 150만파운드(약 42억원)를 받았고,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스페인) 감독은 10년 전 일본 대표팀 감독 부임 때 한화로 약 25억원을 받았다. 아기레 감독은 현재 마요르카에서 90만유로(약 13억원)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 감독직을 제안한 멕시코 구단 클럽 아메리카에는 600만달러(약 81억원)를 요구했다. 아기레 감독도 마시 감독처럼 한국 대표팀 외에 다른 선택지도 고려하고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외국인 감독들 전례에 비춰서 액수를 제시했다. 예산 제약 요건이 있어서 그 부분이 맞지 않으면 우리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에 따른 위약금 지급, 천안 축구센터 건립으로 재정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 위약금 총액은 750만달러(약 102억원)에 달한다. 특히 늘어난 천안축구종합센터 건설비를 충당하기 위해 올 초 은행으로부터 300억원 대출까지 받았다. 앞으로 10년 동안 원금과 이자 포함 총 390억원을 갚아야 한다. 협회와 파주시의 파주NFC 사용 계약은 올 초 종료됐다.

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 초반부터 확실한 방향을 설정하지 않고, 형편에 맞춰 감독을 뽑느라 스스로 난맥상을 빚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력강화위는 한국 축구의 전술 철학도 제시하지 않았고, 시즌 도중 K리그 감독을 데려올 수 있다고도 암시했다. 이에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홍명보 울산 HD 감독 중 한 명으로 결론을 내놓고 과정은 요식 절차처럼 진행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의혹의 진위와 별개로 홍 감독은 감독직을 거절하고, 황 감독은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로 뽑힐 수 없는 처지가 되면서 협회의 선택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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