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인생을 건 승부에 나선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을 펼친다.

한국을 8강에서 제압한 인도네시아는 우즈베키스탄에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상위 3위까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어 이라크를 잡으면 본선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

신 감독이 자신이 걸어온 축구 인생을 걸었다.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대회에 40년 축구 인생을 걸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모두 3위를 차지해 올림픽 티켓을 따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로 존중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라크전까지 선수단의 심리를 추스르는 데 신경을 썼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판정 논란을 겪으며 페이스를 잃었다. 인도네시아는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취소됐고, 후반 상대 골망을 흔든 슈팅 역시 오프사이드로 득점 인정이 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준결승전 패배로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빠르게 회복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감독의 일"이라며 "체력과 멘탈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두 부분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라고 3-4위전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경험한 데 이번 경기도 판정을 변수로 들었다. 신 감독은 "주심의 휘슬 하나에 운명이 달라진다. AFC가 더 발전하고 아시아가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팀이든 서로 존중해야 한다"라고 공정함을 강조했다.

자칫 이 발언이 이라크전 심판진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 "그런 뜻이 아니다. 선수들은 심판을, 심판은 선수와 감독을 존중하면 불상사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순수하게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티켓이 걸린 싸움에서 인도네시아는 주전 공격수인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복귀한다. 한국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던 위협적인 공격수인 스트라위크는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을 뛰지 못했다. 신 감독은 "본의 아니게 한 경기 쉬었던 만큼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이 잘 만들어졌을 것이다.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인도네시아가 3위를 차지하면 신태용 감독의 매직은 이제 세계 무대를 정조준한다. 인도네시아 남자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나섰던 건 1956년 멜버른 대회가 마지막이다. 이라크를 잡으면 무려 68년 만에 올림픽 진출을 이뤄낸다.

지금까지도 사실 기적이나 다름없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에 부임하고 계속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의 A대표팀과 U-23 팀을 겸임 중인 신 감독은 동남아시아 패권을 넘어 아시아 강호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시켰다.

올해 초 열린 국가대표팀 간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 무대부터 놀라움을 안겼다. 인도네시아 A대표를 17년 만에 아시안컵에 출전시켰던 신태용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16강을 끝으로 도전을 멈췄으나 인도네시아를 아시안컵 상위 16개국 안에도 들게 만들었다.

지금은 U-23 팀을 아시아 레벨을 넘어 올림픽 본선을 밟을 수 있는 초입까지 끌고 왔다. 이라크를 상대로 파리행에 재도전하는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판 '도하의 기적'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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