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시범경기 타격왕을 거머쥐며 오프시즌의 영웅으로 등극한 오명진(두산 베어스)이 26일 경기에서도 시즌 첫 안타이자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오명진은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2차전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2삼진 침묵했다. 

첫 타석부터 삼진을 당했다. 1-0으로 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KT 선발 소형준을 만나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커브에 헛스윙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5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투수 앞 땅볼을 치며 야수선택 출루에 그쳤고, 3-2로 리드한 6회초 2사 1, 3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 2구째 파울 이후 소형준의 3구째 몸쪽 꽉 찬 투심에 서서 삼진을 당했다. 

아울러 이날은 수비에서도 실수가 나왔다. 1-1로 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KT 허경민의 빗맞은 타구에 무리하게 콜플레이를 외치며 우익수 구역으로 향했는데 결국 포구에 실패,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한 오명진은 6회말 시작과 함께 대수비 이유찬과 교체되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시즌 성적은 3경기 11타석 11타수 무안타 6삼진이 됐다. 

오명진의 거듭된 방황이 의외인 이유는 그가 시범경기에서 타격왕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9경기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시범경기에서 유일하게 4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개막 엔트리 승선과 함께 개막전 2루수를 꿰찼다. 그런데 정규시즌에 돌입하니 그 때와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대전에서 태어나 세광고를 나온 오명진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6라운드 59순위 지명된 우투좌타 내야수다. 데뷔 첫해 1군 5경기를 밟았지만, 4타수 무안타 1삼진이 전부였고, 2021년 1군 2경기 출전을 거쳐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오명진은 전역한 뒤에도 2군을 전전하며 지난해 1군 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작년까지 오명진의 1군 통산 성적은 9경기 8타수 무안타로, 아직 첫 안타를 맛보지 못했다.



오명진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를 악 물고 국민타자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 올해 호주 시드니,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2루수 오디션 초대장을 받았고, 경쟁자들 가운데 타격과 훈련 태도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승엽 감독이 오명진을 “야구에 미친 선수”라고 언급할 정도로 성실하게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렇기에 사령탑은 취재진 앞에서 계속 오명진을 신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6일 수원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오명진은 개막전 2루수가 아닌가. 1~2경기 못했다고 빼면 안 된다. 선수에게 자신감을 더 심어줘야 하고, 선수가 그걸 느끼면 좋겠다. 오늘 하루 못 했다고 ‘내일 빠지겠지’, ‘2군에 가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2루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가야 한다. 오명진이 당분간 2군에 갈일은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가 지금 나오지 않고 있지만, 오명진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1군에서 뭔가 좋은 타구가 하나 나오면 2루수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본다. 우리는 기다려줄 생각이다”라고 오명진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오명진은 과연 국민타자의 굳은 신뢰 속 빠른 시일 내에 1군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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