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살아나면 큰 힘이다".
프로야구 디펜딩챔프 KIA타이거즈가 개막 2연전에서 간판타자 김도영의 충격적인 부상 악재를 만났다. 약 한 달 동안 김도영 없이 야구를 해야되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동시에 마운드에서 유의미한 수확도 있었다. 2023시즌 언터쳐블 좌완 필승맨 최지민이 위력을 회복하는 희망의 투구를 했다.
22일 개막전에서 흐름이 넘어가는 위기상황에서 팀을 구해냈다. 1-2로 역전을 당한 6회초 1사 만루에서 조상우를 구원에 나섰다. 대타 천재환을 바깥쪽에 빠른 직구를 찔러넣어 선채로 삼진을 잡았다. 이어 김형준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극복했다. 오랜만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7회도 1안타를 내주었으나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삭제했다.
최지민의 호투덕택에 흐름을 넘기지 않았고 8회 대거 8득점의 빅뱅공격으로 승리를 했다. 이범호 감독은 "초반에 어떤 모습 보여줄 것인지 굉장히 중요했는데 잘 던졌다. 지민이가 살아나면 좌우 불펜 자원 다양하게 활용하고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덕분에 역전승했다. 다른 불펜투수들도 자리 찾아갈 것이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최고구속은 149km를 찍었다. 그것도 바깥쪽으로 걸치는 스트라이크가 좋았다. 100% 상태가 아닌만큼 날씨가 따뜻해지면 150km 이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 NC 감독도 "지민이가 몸쪽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날은 바깥쪽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와서 우리 타자들이 대응을 못한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지민은 "위기상황에 올라가 삼진으로 깔끔하게 잘 막고 내려와 기분이 좋다. 구속도 만족스러웠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간게 컸다. ABS존도 좀 낮아졌다는데 한 개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웨이트 열심히 했다. 캠프에서도 스케줄 잘 따라했고 시범경기까지 잘 준비한게 개막전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멘탈 부분이 가장 컸다. 잘 안되다보니 더 힘으로 하려고 했다. 힘을 빼고 던져야 공이 잘가는데 힘을 더 주고 던져서 많이 힘들었다. 아직 1경기 뿐이다. 계속 등판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 불안감이 사라질 것 같다. 항상 개막 초반은 괜찮았다. 몇 경기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실패를 통해 이겨내는 방법도 만들었다. 그날은 무슨 일이든 잔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잊는 것이다. "혹시라도 실점하거나 경기가 뒤집히는 상황이 오면 그날만 생각하기로 했다. 가장 빨리 잊는게 좋다. 마운드에서 생각도 많아진다. 잘 자고 취미생활(유튜브와 OTT)로 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