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와 KT의 동상이몽 승부수

입력
2025.01.31 09:00


FA 직전 연봉 7억 계약

KT 역대 최고 141.4%↑

시즌 뒤 잔류 ‘안전장치’

시장 트렌드 깬 계약

선수에게도 큰 부담

올시즌 맹활약 땐

FA시장 태풍의 눈으로

강백호(26·KT)가 파격적인 연봉을 안고 새 시즌에 나선다. 선수와 구단이 동시에 속뜻 다른 승부수를 띄웠다.

KT는 스프링캠프 출발 하루 전이었던 지난 25일 선수단 연봉 계약을 완료하면서 강백호와 7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억9000만원에서 4억1000만원이 올랐다. 141.4%로 KT 창단 이후 최고 인상률인 동시에 최고 인상액이다.

지난해 강백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전경기 출전해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92득점 OPS 0.840으로 활약했다. 앞서 2년의 부상과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했다. 인상 요소가 충분하지만 그 폭이 전례 없이 크다. 자유계약선수(FA)나 다년계약이 아닌 일반 재계약으로 한꺼번에 4억원대가 인상된 선수는 지난 21일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인상된 KIA 김도영이 유일했다.

강백호는 올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이번 인상폭은 예비 FA 트렌드와도 거리가 있다. 이적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구단들이 FA 직전 시즌 ‘프리미엄’을 얹어 확 높여주던 사례는 FA등급제가 도입된 이후 부쩍 줄었다. FA 시장에서 자유롭기 위해 선수가 사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시즌 뒤 강백호 잔류를 최대 과제로 준비해야 하는 KT 구단은 다시 한 번 강백호의 ‘상징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서 구단 역사가 가장 짧은 KT에서 강백호는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강렬하게 데뷔해 창단 첫 신인왕 역사를 썼고 리그를 점령할 수 있는 재능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미진한 요소들은 있지만 지난해 재기하면서 그 재능을 다시 드러냈다. FA 직전 시즌인 올해 어떻게 폭발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마케팅 면에서도 압도적인 강백호의 존재감은 밖에서 보는 이상으로 크다.

올시즌 뒤 FA 시장에서 반드시 강백호를 붙잡아야 하는 KT 구단은 당초 다년계약도 고민했지만 결국 연봉 재계약 뒤 FA 계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최대어’로 불리는 강백호의 계약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워 현 시점에는 다년계약으로 눈높이를 맞추기도 쉽지가 않다. 우선 역대급 인상을 통해 연봉 7억원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했다.

강백호는 이미 여러 번 연봉으로 화제 중심에 선 적이 있다. 2022년 5억5000만원을 받아 5년차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으나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도 뛰지 못하자 이듬해에는 2억9000만원으로 거의 절반이 삭감됐다. 2023년에도 71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나 구단은 동기부여를 위해 2024년 연봉을 동결했고, 절치부심한 강백호는 재기하면서 FA 전 마지막 시즌에 연봉을 크게 올려받았다. 그 연봉 역사에 KT 구단이 강백호에 대해 매년 고민했던 흔적들이 담겨 있다.

7억원은 강백호에게도 상당한 짐이다. 올해 연봉이 동결됐더라도 A등급이 유력했던 강백호의 등급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적료는 이제 최소 14억원이 됐다. 경쟁이 붙어야 몸값이 높아진다. ‘최대어’다운 FA 계약을 위해서는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에 14억원까지 내놔야 하더라도 데려가고 싶을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

누가 봐도 확실한 좋은 재능을 가졌지만 여러 문제를 겪으며 극도로 부진했던 2022~2023년을 리그가 목격했으니 올해는 다시 일어선 2024년의 연속성도 보여줘야 한다. 모두가 강백호를 주목하게 될 시즌이다. FA 직전 시즌에 초고액 연봉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강백호도 그 의지와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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