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좋다, 160km 칠 수 있다…” 강백호 100억원 포기하고 ML 도전? 스카우트 ‘포지션 딜레마’ 지적

입력
2025.01.28 08:40


2024년 7월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키움의 경기. KT 강백호가 1회초 큼직한 파울 타구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트 스피드가 좋다. 160km 칠 수 있다.”

모두의 강백호인가, 메이저리그의 강백호인가. 2025-2026 KBO리그 예비 FA 최대어 강백호(26, KT 위즈)가 국내에서 100억원대 FA 계약을 체결할 것인가, 아니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인가. 강백호의 선택은 KBO리그 메이저리그 도전사와 다가올 FA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결정적 변수다.


2024년 6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강백호가 1회초 무사 1루서 2점 홈런을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업계에선 KT가 강백호에게 비FA 다년계약을 언젠가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강백호가 이를 받아들이면 겨울 FA 시장은 그만큼 잠잠해진다. 그러나 강백호가 FA를 선언한 순간 오프시즌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승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스카우트, 송민구 전 NC 다이노스 스카우트는 27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출연, 김혜성(26, LA 다저스)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국내 선수들을 살펴봤다.

이들이 함께 언급한 선수가 강백호다. 단, 약간 애매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크게 두 가지 우려를 꼽았다. 현재 강백호가 과거와 달리 멘탈이 좋고, 타격도 배트스피드가 좋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포지션이 어정쩡하고, 타격에서 레그킥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했다. KT 입단 후에는 1루수, 우익수를 오가다 2024시즌에 처음으로 포수를 봤다. 그러나 다재다능하다고 보긴 어렵다. 각 포지션의 전문성이 높은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1루수와 우익수 모두 수비력이 안정적이란 평가는 못 받았다. 포수 역시 장성우(35)의 백업이지,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수비위치의 지속적 변경은, 결국 안정적인 타격기회를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승원 스카우트는 “서울고 시절 저희 구단(애리조나)이 관심이 있었다. 지금은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확실하게 자리잡은 포지션이 없다”라고 했다. 송민구 전 스카우트도 “퍼포먼스가 확실해야 한다. 확실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포수는 리드를 잘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소통을 잘 해야 한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불리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피치컴으로 하니 괜찮긴 하겠지만. 1루수는 타격이 돼야 하는데 미국 기준에서 그게 될 것이냐. 수비도 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승원 스카우트는 “KT에서 확실한 포지션 하나를 정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실제 강백호도 최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해 이강철 감독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사실 몸에 공 맞는 걸 싫어한다면서, 포수가 적성에 맞는 포지션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포수든 1루든 외야수든 한 포지션만 맡겨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부분은 확실한 딜레마다. KT가 왜 강백호의 포지션을 고정하고 싶지 않을까. 수비 안정감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타격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니 고육지책으로 포지션도 바꾸고, 심지어 포수 마스크까지 씌웠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지명타자로만 쓰자니, 20대 중반 선수의 미래가치에 도움이 될 리 없고, 팀도 시즌 운영의 유연성을 떨어뜨린다.

KT는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 명단을 발표하면서 강백호를 포수로 표기했다. 그러나 스카우트들의 얘기처럼 확실한 포지션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포수 전문성에서 주전 장성우를 하루아침에 넘기 쉽지 않다. 허경민 영입으로 베테랑 황재균이 1루로 넘어올 수도 있다. 문상철도 있다. 외야는 장진혁이 새롭게 가세했다. 1루와 외야라고 해도 강백호가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레그킥에 대해선 김태균 해설위원이 자세하게 지적했다. “파워도 있고 정확성도 있고 유연한 스윙을 갖고 있다. 배트스피드도 빠르다. 그런데 레그킥을 크게 하다 보니 몸의 움직임이 많다. 레그킥을 해도 하체나 고개를 고정하면서 하면 장타력이나 정확성이 향상되지 않을까.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레벨업을 하려면 타석에서의 큰 움직임을 줄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이승원 스카우트도 “다리를 들고 나오면서 친다. 이것은 메이저리그 스타일엔 안 맞을 수 있다. 160km는 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떨어지는 공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레그킥을 하면서 움직임이 크다 보니 빠른 공에 나가다가 떨어지는 공에 대처할 때, 할 수 있는 건 컨택 밖에 없다. 만약 레그 킥을 잘해서 힘을 잘 모은 상태가 되면 자신이 생각하지 않는 공이 와도 힘을 실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밸런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움직임에 대한 우려는 있다”라고 했다.


2024년 5월 19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KT의 경기. KT 강백호 포수가 2회초 무사 만루에서 신민재의 땅볼 때 3루주자를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를 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레그 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레그 킥을 할 때 움직임이 많아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화구 및 유인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레그 킥 동작에서 움직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교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것은 메이저리그 진출 유무를 떠나 강백호가 짚고 넘어갈만한 대목이다.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토트넘 유로파리그 16강 직행
  • 김하성 탬파베이 계약
  • 맨유 유로파리그 승리
  • 제라드 감독 경질
  • 조건휘 PBA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