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였던 박정태(56) 전 해설위원이 부산이 아닌 인천에서 제3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각종 논란을 딛고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 감독은 최근 SSG 2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구단과 면접을 진행했고, SSG는 지난해 12월 31일 박 감독 선임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2024시즌 손시헌 감독 체제로 2군을 운영했던 SSG는 시즌 후 손 감독이 1군 수비코치로 보직을 바꾸면서 2군 감독이 공석이었다. 박 감독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박 감독의 선임은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이전까지 SSG와 접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야구팬들이 알고 있듯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출신이다.
200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그는 2005년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친정인 롯데로 돌아가 타격 코치와 2군 감독 등을 맡았다. 이후 꾸준히 롯데·NC 다이노스 감독 후보 하마평에 올랐으나, 더 높은 곳으로 가진 못했다.
2012년을 끝으로 롯데를 떠난 박 감독은 10여 년 동안 유소년 양성과 지도에 대한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부산 MBC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인천 야구와 전혀 인연이 없는 데다가 현장을 떠난 지 12년이 지난 만큼 현장 복귀의 가능성이 작아 보였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SSG와 연이 됐고, 이르면 이번 주말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SSG퓨처스필드로 출근한다.
구단은 △선수별 육성 해법 제시 △투지와 끈기의 문화 도입 등 박 감독이 내세운 육성 철학과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박 감독과 둘러싼 여러 논란 탓이다.
박 감독은 추신수의 외삼촌이다. 16년간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한 추신수는 2021년 SSG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4시즌을 뛰었고, 올해부터 정용진 구단주의 보좌역을 맡기로 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박 감독이 선임되면서 추신수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구단은 전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야구계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또 다른 논란은 과거 음주 운전 이력이다. 박 감독은 2019년 1월 만취 상태에서 도로에 주차한 채로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다 차를 옮겨 달라는 시내버스 기사와 시비가 붙은 적이 있다. 버스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방해까지 했다.
당시 '야인' 신분이라 KBO 차원의 징계는 없었으나, 지도자 복귀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SSG 구단은 박 감독이 사건 이후 반성의 자세로 공익 활동을 꾸준히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하지만, 굳이 논란의 인물을 선임했어야 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여러 논란 속 당사자는 다수 매체의 인터뷰 요청을 고사하며 일에 매진하겠다는 자세다. 정중동 하며 능력으로 논란을 떨치겠다는 마음으로 읽힌다.
도의적인 문제 외에 절차상 하자가 없는 만큼 박 감독은 예정대로 SSG에서 일을 시작한다. 경력과 나이를 볼 때 야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일 가능성이 크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일단 성과를 내야 한다. 아울러 이전보다 높아진 도덕성을 충족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