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대로 'FA 미아'로 남는 것일까.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지만 여전히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201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하주석(30)은 신인 시절부터 '대형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마침내 프로 데뷔 5년차였던 2016년 115경기에서 타율 .279 10홈런 57타점 5도루를 남기며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한 하주석은 2017년 111경기 타율 .285 11홈런 52타점 7도루, 2018년 141경기 타율 .254 9홈런 52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한화 내야의 중심을 지켰다.
하지만 2019년에는 개막 초반부터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이 찾아오면서 시즌 아웃이 됐고 2020년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햄스트링 부상 등에 시달리며 72경기를 출전해 타율 .286 2홈런 32타점 4도루를 남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2021년 138경기에서 타율 .272 10홈런 68타점 23도루를 기록하며 부동의 주전 유격수임을 알린 하주석은 2022년 125경기에서 타율 .258 5홈런 58타점 20도루로 활약했으나 경기 도중 심판의 볼 판정에 과격하게 항의한 뒤 덕아웃에서 헬멧을 던지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보여주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결국 하주석은 KBO로부터 10경기 출장 정지라는 징계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더니 2022년 11월에는 음주운전 파동을 일으켜 팬들에 적잖은 실망을 안겼다. KBO로부터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하주석은 지난 해 25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114 2타점으로 커리어 최악의 해를 보내고 말았다.
올해는 절치부심하며 개막전 주전 유격수로 출전했지만 시즌 초반에 찾아온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하주석은 전반기 29경기에서 타율 .234 홈런 없이 4타점에 그치며 점점 주전과 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후반기에 기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노시환이 부상을 입자 하주석을 3루수로 기용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활용도를 점검했다.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주석에게 포기는 없었다. 그가 잠시나마 불꽃 같은 타격감을 선보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바로 7월 말부터였다. 7월 28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치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하주석은 이어진 KT와의 수원 3연전에서 7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3할대 가까이 끌어올리는 기적 같은 행보를 보였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본인이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 경기를 나가지 못해도 티를 내지 않고 연습을 진지하게 하면서 열심히 따라오고 있더라. 자기가 뜻한대로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마음을 담아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또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이지 않나. FA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고생했던 친구가 좀 더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하주석이 8월 6일 대구 삼성전 이후 선발 출전한 경기는 5경기가 전부였다. 갈수록 이도윤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는 빈도가 커졌고 그렇게 하주석은 64경기 타율 .292 1홈런 11타점 1도루를 남긴채 시즌을 마쳐야 했다.
김경문 감독은 항상 센터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두산과 NC 감독 재임 시절에는 손시헌이라는 수비력이 탄탄한 유격수가 있었다. 결국 한화는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유격수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하며 센터라인 보강을 이뤘다. 심우준은 발이 빠르고 수비력이 견고한 스타일이다. 김경문 감독의 눈높이에 제격인 선수다. 물론 하주석도 수비력이 나쁜 선수는 아니지만 잦은 부상 이력으로 인해 수비력이 예전만 못 하다는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마주한 FA라는 기회. 그러나 하주석을 대하는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기만 하다. 또한 B등급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적이 자유롭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단지 '이름값' 만으로는 좋은 대접을 받기가 힘들다. 언제쯤 하주석이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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