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6.31→KS 엔트리 제외, 팀 신뢰 변함 없었다…'FA 계약' 임기영, 대반전 꿈꾼다

입력
2024.12.22 10:15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5회초 수비를 마친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된 임기영이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다.

KIA 구단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 기간 3년, 총액 15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에 투수 임기영과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임기영이 계약을 끝내면서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하주석, 이용찬(이상 B등급), 서건창, 김성욱, 문성현(이상 C등급) 등 5명이다.

지난달 초 FA 시장이 개장한 뒤 한 달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임기영의 계약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구단과 선수 측이 합의점을 찾으면서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1회초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7회말 1사 KIA 임기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12년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4년 말 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고, 상무(국군체육부대) 전역 이후 KIA에서 활약했다. 올해까지 1군 통산 285경기에 등판해 867이닝 51승 59패 2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마크했다.

임기영은 상무 전역 후 첫 시즌이었던 2017년 23경기 118⅓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가을야구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그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팀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임기영은 2018년 29경기 105이닝 8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6, 2019년 12경기 48⅔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5.73, 2020년 25경기 127⅔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5.15로 고전했다. 2021년 28경기 153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4.88, 2022년 26경기 129⅓이닝 4승 13패 평균자책점 4.24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쉬움을 완벽하게 만회하진 못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KIA 임기영이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KIA 임기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임기영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지난해였다. 그는 2023년 64경기 82이닝 4승 4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팀 내에서 이준영, 전상현과 함께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1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임기영은 "후배들이 부담을 덜어줬으면 하는 마음은 없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이 있고, 또 내가 선발로 뛴 적이 있기 때문에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건 그나마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올핸 지난해처럼 많이 던질 것 같진 않다"고 자신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임기영은 올해 37경기 45⅔이닝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엔 부상이 문제였다. 임기영은 3월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불펜피칭을 하다가 왼쪽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꼈고, 병원 검진 결과 왼쪽 내복사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그러면서 두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

임기영은 복귀 후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도입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옆구리 투수인 임기영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점도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 KIA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임기영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렇게 임기영의 2024시즌이 끝났다.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가 김선빈과 변우혁의 백투백 홈런에 힘입어 키움에 4:3으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6회초 1사 2,3루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래도 KIA는 여전히 임기영을 믿는다. KIA 관계자는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선수"라며 "2025시즌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마운드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ABS가 하향 조정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실행위원회는 2025시즌부터 적용할 존 설정에 대해 논의해왔고,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해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존의 크기는 변하지 않고 전체가 아래로 이동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KBO의 설명이었다. 존의 상단, 하단 외에 스트라이크 존의 중간면 및 끝면, 좌우 폭 등은 현행 유지된다. 상단과 하단의 판정 변화는 2024시즌 전체 투구 판정 중 약 1.2% 비율이다. 또한 2025시즌 적용되는 하단 27.04% 비율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시범 운영 중인 ABS 존 하단 비율과 동일하다.

이제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만 남았다. 임기영은 "무엇보다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KIA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올 시즌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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