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베이(대만), 이후광 기자] “나 때문에 신민재가 다치지 않았으면…”
지난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펼쳐진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
한국이 3-6으로 끌려가던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정해영이 일본 거포 내야수 마키 슈고를 만나 초구에 2루타를 맞았다. 타구가 좌측 담장을 직격한 뒤 펜스플레이에 나선 좌익수 홍창기 앞에 떨어졌고, 홍창기가 재빨리 2루에 송구하며 2루 베이스에서 접전이 펼쳐졌다.
신민재의 부상은 이 때 발생했다. 타자주자 마키가 2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가속도를 이기지 못한 나머지 왼발이 베이스를 넘어 신민재의 우측 정강이로 향한 것이다. 신민재는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진 뒤 그라운드에 누워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 때 마키의 스포츠맨십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2루에 도착한 마키는 신민재의 상태를 확인한 뒤 더그아웃에 의료진을 부르는 다급한 손짓을 했고, 누워있는 신민재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며 다리 상태를 체크했다. 마키는 의료진이 도착한 뒤에도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신민재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동업자 정신을 뽐냈다.
신민재는 다행히 부상을 털고 일어나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이후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도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B조 한국전에서 훈훈한 장면이 있었다. 마키는 슬라이딩으로 2루에 들어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지만, 곧바로 신민재에게 말을 건 뒤 벤치에 구호를 요청했다. 마키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를 걱정하며 즉각 사과의 뜻을 전했다”라고 해당 장면을 조명했다.
마키는 현지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2루에 들어갈 때 스피드를 멈추지 못하고 내 스파이크가 상대 선발 발로 향하고 말았다. 내 플레이로 그 선수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사과를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신민재 또한 마키를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타이베이돔에서 만난 신민재는 “마키 선수가 부딪치자마자 바로 날 부르더라.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느낀 게 마지막에 내 발을 피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살짝 까진 정도였다. 경기하다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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