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정규시즌을 4위로 마무리한 두산 베어스가 주전 포수 양의지가 빠진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한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양의지가 아닌 김기연이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이다. 양의지는 지난달 21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7회초 왼쪽 쇄골 통증을 호소했고, 9회초에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감했다.
23일 오전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진행한 양의지는 왼쪽 쇄골 염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에 힘을 쏟았지만, 결국 부상 여파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아직 선발로 나갈 몸 상태는 아니다. 7~80% 정도면 나갈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도 아니다. 지금도 연습하는 걸 봤는데,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양의지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양의지가 교체 출전하더라도 타석을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양의지 대신 선발 출전하게 된 김기연이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수비는 가능할 것 같다. 타격 쪽에서 문제가 되는데, 본인에게 물어보니 수비는 된다고 하더라. 경기 후반 수비 정도는 가능할 수도 있을 텐데, 상황이나 경기 내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령탑은 엔트리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산은 30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외야수 한 자리를 놓고 고민했고, 전다민 대신 김대한을 엔트리에 올렸다.
이승엽 감독은 "(김)대한이와 (전)다민이를 생각했는데, 타격과 수비 중에서 어느 쪽에 중점을 둘지 생각했다. 다민이보다는 대한이가 수비 쪽에서 경험도 많고, 수비 능력은 좋은 선수다. 타격을 바라는 건 아니고 대주자나 대수비 상황이 되면 기용할 것이다. 그 역할을 위해서 김대한 선수를 엔트리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대기하는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에 대해서는 투입 시점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게 사령탑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언제 투입할지) 딱히 정하진 않았다. 중간에서 준비하겠지만, (김)택연이가 마지막에 나오고, 또 (홍)건희, (이)병헌, (김)강률, (이영하까지 뛰어난 중간계투가 있기 때문에 경기 상황을 보면서 (발라조빅을) 투입하려고 한다. (선발 곽빈에 이어) 두 번째에 나갈지, 몇 회에 나갈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칠 투수는 곽빈이다. 곽빈은 올 시즌 30경기 167⅔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면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특히 KT를 상대로 6경기 35⅔이닝 5승 평균자책점 1.51로 호투를 펼치면서 좋은 기억을 남겼다.
이승엽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봐야 한다. (곽)빈이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면 좋겠지만, 분위기나 몸 상태나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면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도 고민하겠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라면서 "(곽)빈이가 5~6이닝을 던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영하, 건희, 강률, 병헌, 택연까지 가는 게 베스트다. 빈이가 시즌 때 좋은 피칭을 해줬던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사실 4위도 우리에게는 아쉬운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포스트시즌 결과에 따라서 우리가 1년을 잘 보냈는지, 혹은 실패한 시즌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열심히 준비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올 시즌 역대급으로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고,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빅매치도 많이 경험했다"며 "선수들이 크게 긴장하거나 주눅들진 않을 것이다. 갖고 있는 능력을 열심히 발휘해 준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