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7~80% 정도만 돼도 나갈 텐데"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와일드카드(WC) 1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양의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으로 데뷔한 지난해 74승 2무 68패 승률 0.521(5위)의 성적을 바탕으로 첫 해부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토종에이스' 곽빈이 3⅔이닝 5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면서 가을야구를 한 경기 만에 마치게 됐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중위권 경쟁이 펼쳐지면서 작년과 같은 성적을 거뒀으나, 4위로 한단계 높은 순위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쳤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단 한 경기 만에 종료한 두산은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작년의 수모를 되풀이 하진 않겠다는 입장. 일단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도 곽빈이다. 그러나 상대가 다르다. 곽빈은 올해 30경기에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15승은 다승 공동 1위. 무엇보다 곽빈은 KT를 상대로 매우 강하다. 통산 맞대결 성적은 15경기에서 8승 3패 평균자책점 2.54로 곽빈 커리어에서 가장 좋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두산은 올해 타선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으나, 시즌 막판 타선이 전체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4위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정규시즌 막바지 쇄골 부상을 당한 양의지가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은 스타팅으로 나갈 상태가 아니다. 70~80%가 된다면 경기게 나갈 텐데, 그 정도도 안 된다. 연습하는 것을 봤을 때 좋아지고는 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대타 또는 대수비 투입에 대한 물음에는 "수비 정도는 가능한데, 타격에 문제가 있다. 어제 수비는 가능하다고 하더라. 상황이 된다면 수비 정도는 가능할 수 있다. 일단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유일'한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불펜으로 투입한다. 이미 탄탄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라조빅은 어떻게 기용될까. 사령탑은 "딱히 정해놓은 것은 없다. 중간으로 준비하겠지만, 어느 상황에 들어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굉장히 뛰어난 중간 계투진이 있기 때문에 발라조빅의 투입 상황은 경기를 보면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두산.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가 5~6이닝을 던지는 것이 베스트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이)영하, (홍)건희, (김) 강률이, (이)병헌이, (김)택연이까지 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떤 변수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은 (곽)빈이를 최대한 길게 가는 것이다. 다만 최악의 경우이지만, 분위기라던가 몸 상태,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면 빠른 교체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도 "곽빈이 KT를 상대로 좋은 피칭을 해줬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서포트를 잘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는 '적지' 창원에서 끝난 포스트시즌. 올해는 홈에서 진행이 되는 만큼 반드시 높은 곳까지 올라겠다는 각오다. 국민타자는 "올해 4위를 했지만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며 "포스트시즌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두산이 1년을 잘 보냈느냐, 실패한 시즌이냐 판단이 설 것이다.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다. 올해 역대급으로 많은 관중들이 오셨고, 빅게임도 많이 했다. 포스트시즌이라고 선수들이 긴장하거나 주눅 들지 않을 거이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