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 KT 로하스 "KS까지 충분히 갈 수 있어…마법사니까"

입력
2024.10.01 20:54
수정
2024.10.01 20:54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5위 결정전에서 '원맨쇼'를 펼쳐 보이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멜 로하스 주니어(34·KT 위즈)가 더 높이 올라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로하스는 1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석 3타수 2안타(2홈런) 2득점 4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로하스는 이날 1회 선제 솔로홈런, 8회엔 역전 결승 3점홈런을 때리는 등 '미친'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로하스는 "오늘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면서 "홈런도 좋지만, 팬들께 또 한 번의 포스트시즌을 즐길 기회를 마련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8회말 나온 역전 스리런포는 이날 경기의 결정타였다. SSG가 선발 김광현을 불펜으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지만, 홈런포로 응수하며 승부를 갈랐기 때문이다.



로하스는 "경기 전 김광현 투수의 등판을 들었고, 불펜에서 몸 푸는 것도 알고 있었다"면서 "타석에 들어선 순간만큼은 팬들의 함성 소리도 들리지 않고 투수와의 승부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이어 "특정 구종을 공략하기보다는 코스를 정하고 공을 강하게 때린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공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게 들어와서 강하게 때린 공이 정타가 됐다"고 덧붙였다.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로하스는 더그아웃의 동료들을 살펴봤는데, 동료들이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짓고 있어 조금은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로하스는 "'내가 로하스인데 나를 못 믿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맞는 순간 홈런을 확신했기 때문에 타구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웃었다.



자신의 손으로 팀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로하스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시즌 전 목표를 여전히 수정하지 않았다.

로하스는 "5위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 쉽지 않다"면서도 "오늘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시너지를 내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온 팀의 저력에 대해선 "우리는 마법사 아닌가. 마법을 부려서 여기까지 왔다"고 활짝 웃었다.

로하스는 일본리그 진출 직전 시즌인 2020년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했던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당시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KT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패했다.

로하스는 "당시 시리즈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내가 당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4년 전의 패배를 되갚아 주고 싶다. 우리 선수들도 그동안 많은 포스트시즌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그때와는 다르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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