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 이후 9년만에 나온 삼성 토종 15승…새로운 삼성의 ‘황태자’ 원태인이 PO 매직넘버 지웠다

입력
2024.09.22 17:01
수정
2024.09.22 17:01


삼성 토종 에이스 투수에게는 ‘황태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윤태자’ 윤성환이 있었다. 삼성의 2010년대 초반 왕조 시절을 이끈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던 윤성환은 2015년에는 17승(8패)를 올렸다. 윤성환의 한 시즌 최다 승수였다.

이후 삼성에서는 15승을 기록한 국내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윤성환은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끝냈고 ‘황태자’의 별명을 이을 선수도 한동안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이 별명을 삼성 원태인(24)이 이어받았다. 2019년 입단해 팀 선발진의 한 축을 자리 잡았고 2021년 14승(7패)를 기록하며 15승 언저리에 다가갔던 2022년 10승(8패)를 기록하며 ‘원태자’로서 입지를 굳혀갔다.

그리고 올해 원태인은 자기 자신을 넘어서며 비로소 삼성의 ‘황태자’로서 자격을 증명했다.

원태인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9-8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까지 남겨뒀던 매직넘버 1을 지웠다. 2021년 이후 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진출한 것은 물론 3년만에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며 가을야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원태인 개인적으로는 15승째(6패)를 올렸다. 2021년 기록한 14승(7패)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넘어서서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다승 공동 1위로 함께 있던 두산 곽빈(14승9패)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원태인은 1회부터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유일한 실점은 4회였다. 1사 후 최주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김건희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김재현에게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2·3루의 위기에 처했고 장재영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좌전 적시타를 내줬다. 좌익수 김헌곤이 실책을 저질러 2루에 있던 김재현을 3루에까지 보냈지만 원태인은 후속타자 박수종의 타구를 직접 잡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5~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원태인은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를 채웠고 최고 149㎞의 직구(49개)와 체인지업(27개), 슬라이더(12개), 커터(9개), 커브(3개)를 섞어 키움 타선을 공략했다.

타선에서도 원태인을 향해 지원 사격했다. 1회부터 박병호가 3점 홈런을 쳐 리드를 가져왔고 3회에는 구자욱의 홈런도 터졌다. 구자욱은 6회에도 2점 홈런을 치며 화끈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이후 7회 2점, 8회 1점을 더 보탠 삼성은 홈팬들 앞에서 겹경사를 맞이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원태인은 스스로 이런 성적을 낼 줄은 몰랐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3개의 국제 대회를 모두 나가며 피로도가 적지 않게 쌓였던 원태인은 올시즌 목표로 “건강히 시즌을 치르는 것”이라는 소박한 목표를 내세웠다.



코칭스태프에서도 원태인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로테이션 순서를 뒤로 조정하는 방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개막 후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 2.10을 기록하며 승수를 쌓더니 전반기를 7승4패 평균자책 3.16을 기록하면서 마무리했다. 그리고 후반기에 전반기보다 더 많은 승리를 쌓으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승리 기록을 갈아치우며 구단의 역사를 이었다.

원태인이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그간 쌓인 경험 덕분이다. 1군 첫 해인 2019년부터 원태인은 시즌 후반부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2021년에도 전반기에만 10승(4패)를 올렸고 후반기에는 4승(3패)을 올렸다.

1군 6년차에 국제 대회 경험까지 쌓인 원태인은 이제 한 시즌 동안 꾸준하게 투구를 할 수 있는 진정한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15승으로 황태자의 자격까지 갖춘 원태인은 이제 가을야구를 바라본다. 원태인은 3년 전 KT와의 1위 결정전을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두고두고 아쉬워한다. 당시 원태인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원태인은 그 해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해 1.1이닝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흘러간 시간만큼 원태인도 달라졌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가을을 맞이한 원태인은 3년 전 아쉬움을 달래기위한 투구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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