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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강인권 감독을 경질했다. NC는 20일 낮 갑작스럽게 강 감독과의 계약 해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강 감독은 계약기간이 한 시즌 더 남았지만,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프로야구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고 한다. 팀을 우승시켜도 영광은 잠시. 성적이 조금만 떨어지면 옷을 벗어야 하는 게 감독들의 운명이다.
때문에 감독들이 팀을 떠나는 건 그렇게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 늘상 있는 일이다. 경질도 마찬가지. 결국은 감독도 직원 중 한 명이다. 고용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만 지킨다면, 경질을 하든 어떤 새 감독을 영입하든 그건 구단이 알아서 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 강 감독 건은 발표 타이밍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5강 탈락이 확정됐지만, 시즌 종료까지 8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감독 교체를 생각하고 있더라도, 왜 8경기가 남은 시점 이렇게 갑작스럽게 결정하고 발표를 했을까. 경기 준비를 위해 출근한 감독에게 갑작스럽게 경질 통보를 하고, 약 20분 만에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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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부족해, 급하게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거라면 모를까 정규시즌이 종료된 후 새 감독 인선에 착수해도 시간이 부족할 상황이 아니다. 일주일 빨리 경질 발표를 하고, 감독을 찾는다고 팀을 우승시킬 엄청난 인물이 툭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다. 당장 감독 교체 냄새를 풍기는 팀도 없다. 가을야구 탈락이 유력한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가 김경문, 김태형 감독을 교체할 일은 없다. 점찍어놓은 인물이 있다고 해도, 경쟁할 상황이 아니다. 이 결정으로 NC가 얻는 게 무엇일지 궁금하다.
물론 NC도 이런 결정을 해야할 내부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손아섭, 박건우 등 스타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독이 됐다고 하지만 긴 연패로 인한 추락 속, 거기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은 분명 감독 책임이다. 또 우리가 알 수 없는 선수단 내부 문제에서도 강 감독이 한계점을 드러냈을 수도 있다. 신뢰가 없는데, 무조건 손을 잡아야 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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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람들에게도 어렵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무슨 죄인가. 8경기 지휘봉을 잡는 사람으로,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 더 뻘쭘한 분위기로 시간만 흐르게 됐다.
구단이 오래 전부타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하지만, 결국 모기업 최고위층의 결정과 통보에 구단이 급하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다.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실망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다 쳐도, 그 과정에서 강 감독은 너무 초라하게 팀을 떠나게 됐다. 상처가 남게 됐다. 그래도 2022년 팀이 어려울 때 감독대행으로 최선을 다하고, 지난해 기적의 가을야구 감동을 선물한 감독이었다.
보통 구단들은 감독을 경질하면, 자진 사퇴로 발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독들의 미래 커리어를 생각한 배려다. 그래서 NC의 이번 결정은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